[뉴스&분석]당사자 고개 ‘절래절래’…현실성도 희박 중론
2023-10-30 김두수 기자
22대 총선을 불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영남권 다선 의원 또는 스타 의원들의 지역구를 떠난 ‘징발형’ 출마는 사실상 ‘정치적 모양새’는 그럴듯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루아침’에 짐을 사들고 수도권으로 옮길 경우엔 당사자로선 중장기적으로 대권 카드 또는 정치적 실리를 챙길 수도 있지만, 단기적으론 패착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험지 출마 대상에 오른 당사자들 역시 고개를 흔들고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인요한의 험지 출마론·영남권 스타의원은? =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지난주 수도권의 여러 유력 방송과 신문 인터뷰를 통해 “영남, 경남과 경북의 스타들, 굉장히 경쟁력 있는 사람들이 서울 험지에 와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국민의 힘 ‘텃밭’인 영남 지역구의 인지도 높은 현역 의원들이 서울 등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러면서 그는 “몇 명이고 누군진 아직 파악을 안 했다. 거기에 스타가 있으면 험지에 한 번 와서 힘든 걸 도와줘야 한다. 이제는 정치인이 국민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도부 험지 출마’에 대해서도 “서울의 아주 어려운 곳에 와서 출마하는 건 좋은 아이디어다. 영남 쪽에선 상당히 쉽게 당선되니까 세대교체도 좀 하고 젊은 사람이 들어가고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인 위원장은 “제 개인 생각이다. 위원회에서 논의한 건 아니다. 그런 방향으로 가는 원칙을 정해 따를 수밖에 없도록 하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영남권 스타 의원 수도권 출마 의견과 관련해 여권 안팎에선 다양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여의도 정가 물밑에선 구체적인 이름까지 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스타 의원’으로는 울산 출신 4선 김 대표를 비롯해 부산 출신 5선 서병수·조경태 의원과 ‘윤핵관’으로 불리는 3선 장제원 의원, 경남 출신 5선 김영선 전 대표, MB(이명박) 정권 당시 총리 후보로 부상한 바 있는 3선 김태호 의원, 대구 출신 5선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3선 윤재옥 현 원내대표 등 10명 안팎이다.
◇스타 의원 수도권 출마 현실화는 제로(0)?= 인요한 위원장이 언급한 영남권 스타 의원 수도권 출마의 현실성은 매우 희박하다는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실제로 부산 출신 3선 하태경(해운대) 의원이 지난달 서울 출마에 첫 테이프를 끊은 뒤 한달 가까이 지났지만 후속 주자는 단 한명도 없다. 그만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울산에선 5선 출신 정몽준(7선) 대표가 울산 동구에서 내리 5선을 하다가, MB(이명박)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서울 동작을 보선에 도전해 6~7선까지 성공한 기록이 있다. 이는 정 전 대표가 국민통합21 당대표에 대선주자로, 전국적 광범위한 인지도와 지지도의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현재 영남권 출신 당 지도부와 다선 출신 의원들은 전국적인 인지도와 지지도를 갖추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서울의 정치정서는 물론 실제 전투경험이 전무한 상황이다. 때문에 혁신위가 전방위 권유 하더라도 실제 지역구를 옮기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게 여권 안팎의 시각이다.
특히 울산 출신 김 대표의 경우엔 이미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례대표 전환 가능성에 선을 그은 동시에 현재 지역구 출마를 분명히 한 상황(본보 9월5일자 5면)이다. 당 대표로서 ‘안정된 지역구’ 출마를 통해 전국 선거지원 체제를 염두해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한편에선 차제에 인요한 혁신위가 구체적인 리스트를 공개하고 밀어붙일 가능성도 현재로선 가능성이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연말 전후 꾸려질 공천관리위원장 인선과 함께 여권 핵심부의 총선 전략에 따라 영남권 스타 의원들의 수도권 출마 여부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두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