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다운 집으로]한부모가정 지우네, 보증금 못구해 쫓겨날 위기

2023-11-03     정혜윤 기자

지우(가명·11세)네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한부모 모자 가정이다. 지우의 엄마는 필리핀에서 온 결혼이민자로 지우 아빠와는 3년 전 지속되는 갈등으로 이혼하게 됐다. 이후 연락은 전혀 하지 않고 있으며 아직 필리핀 국적인 지우 엄마는 오는 2024년에 한국국적 취득을 계획하고 있다.

외국국적으로 이혼 후 홀로 지우를 양육하며 사회생활이란 걸 처음 경험하게 된 지우 엄마는 주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어 어려움이 더욱 많다. 생계를 위해 김밥집, 국밥집 등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돌봄으로 근로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생활은 항상 빠듯하다.

지우는 초등학교 5학년 재학 중이며 밝은 성격으로 친구들과는 잘 지내는 편이다. 기본적인 대화는 가능하지만 어휘의 사용 및 이해력이 좋지 않아 학습부진이 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느린 편이다. 현재 주거지와 아동의 학교는 대중교통으로 30분 이상 떨어져 있어 지우 엄마가 매일 등하교를 시키고 있으며, 이는 엄마의 안정적인 근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우네는 학교 근처로 주거지를 마련하고자 적은 보증금으로 이사를 반복해왔다. 그러나 보증금이 적다 보니 학교와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월세 부담이 커져 월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게 되면서 어려움은 가중됐다.

현재 주거지는 약 14평 정도의 투룸으로 거실 겸 주방 1개, 방 2개, 화장실 1개로 구성돼 있다. 필수 가전 가구가 부족해 냉장고는 렌탈로 이용하고 있으며, 세탁기, 가스레인지 등이 옵션으로 포함돼 있는 집이다.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52만원으로 계약했으나 실질적으로 보증금을 50만원 밖에 납부하지 못했고, 높은 월세 부담으로 계약 후 2개월만에 보증금 소진 및 월세 체납이 발생하게 됐다. 월세체납으로 집주인은 퇴거를 요청했고, 위기상황에서 구청의 긴급생계비지원을 통해 체납분과 1달 월세를 해결하게 돼 퇴거 시기를 1달 뒤로 미룰 수 있게 됐다.

다른 주거지를 알아볼 수 있게 된 지우네는 LH 전세임대사업에 신청하려고 알아봤으나 사업이 종료된 후라 신청시기가 맞지 않았다. 또한 주거이전을 위한 시간이 빠듯해 일반전월세로 급하게 집을 알아봤다.

지우 엄마는 촉박한 시간 속에서 발품을 팔아 보증금 300만원, 월세 40만원 조건의 주거지를 구했고, 계약금 20만원을 구해 일단 계약은 했지만, 나머지 보증금 마련이 막막한 상황이다.

새로운 주거지는 주거급여와 모의 근로소득으로 체납하지 않고 납부 가능한 금액이며, 특히 학교와 더 가까워질 예정이라 지우 혼자 걸어서도 등하교가 가능해진다. 그렇게되면 지우 엄마도 보다 안정적으로 근로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나, 보증금 마련 방법이 없어 지우 엄마의 걱정은 갈수록 커져간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울산지역 주거빈곤아동 주거비 지원 문의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275·3456) 전화 혹은 QR코드로 접속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