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공단 화재 ‘소방용수 공유배관’으로 막는다

2023-11-03     석현주 기자
2일 오후 울산 남구 석유화학공단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1공장. 석유류 280만ℓ가 저장된 위험물 탱크가 폭발하며 연기가 피어오른다. 분당 6000ℓ를 방수하는 고성능 화학차가 두 대나 출동했지만 불은 쉽사리 꺼지지 않는다. 어마어마한 양의 물을 오랜 시간 방수하다 보니 소방용수가 고갈된 상황이다. 소방관들이 화재 현장 맞은편에 있는 한화임펙트 공장에서부터 도로를 가로질러 지름 15㎝짜리 배관을 연결하기 시작했다. 한화임펙트가 보유한 소방용수를 끌어와 재개한 방수작업 끝에 이윽고 불이 꺼진다.

울산 석유화학단지에서 발생한 이 긴급한 상황은 실제가 아니다.

울산소방본부는 이날 ‘소방용수 공유배관’을 활용한 방수훈련을 실시했다. 소방용수 공유배관은 공단 내 사업장 간 소방용수를 공유해 유사시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울산소방본부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개발·설치하고 있는 시설물이다. 화재 시 해당 사업장 내 소방용수가 부족할 경우, 인근 사업장 공업용수를 공유배관으로 연결해 화재 현장으로 용수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공유배관 9개소가 설치된 상태로, 소방은 14개소를 추가로 설치해 내년까지 총 23개소 설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순 울산소방본부장은 “다량의 소방용수 확보를 위해 설치한 소방용수 공유배관을 기반으로 석유화학공단의 안전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