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첫날 증시 ‘과열’ 코스피 134p 급등
2023-11-07 이춘봉
6일 코스피는 공매도 전면 금지가 시행된 가운데 전장보다 134.03p(5.66%) 상승한 2502.37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상승 폭은 역대 최고치다. 지난 2020년 3월24일(127.51p)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3년7개월여 만에 새로 썼다.
코스닥150지수와 코스닥150선물지수도 이날 역대 최대 상승률과 상승 폭을 기록했다.
코스닥15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7.32p(12.12%) 오른 1363.22에 거래를 마쳐 지난 2020년 6월16일(78.94p)과 2020년 3월20일(10.35%) 기록한 종전 최고 상승 폭과 상승률을 갈아치웠다.
코스닥150선물지수 역시 177.30p(14.48%) 폭등해 지난 2018년 1월2일(80.9p)과 2020년 3월24일(10.77%) 기록한 종전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닥 지수가 급등하면서 이날 오전 9시57분께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약 3년5개월 만에 발동했다. 코스닥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 2020년 6월16일 이후 처음으로 역대 12번째이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반등하면서 기존 공매도 물량의 숏커버링이 발생해 단기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그간 공매도 거래 비중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숏커버링 효과로 공매도의 선행 지표라고 할 수 있는 대차거래 규모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빌리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돼 있어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재매입해 갚는 공매도를 위해서는 대차거래가 필수다.
대차거래의 경우 주식 차입뿐 아니라 ETF(상장지수펀드) 설정과 환매 등을 위한 주식 대여나 결제 목적의 증권 차입 등 다양한 목적으로 시행되지만, 공매도 금지로 차입 목적의 대차거래가 감소할 수 있어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의 증시 이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삼성증권이 2023년 3월 공매도 금지 이후에 대한 영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 기간인 2020년 3월16일부터 6월12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순매도 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증시는 원래 바닥에서 올라가는 상황인데 공매도를 금지하면서 외국인이 숏포지션 줄이면서 동시에 숏커버링에 나서는 효과 때문에 주가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이 매수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식 시장의 투명성 저해라는 관점에서 MSCI 선진국 편입 가능성이 떨어지는 등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기존 공매도 잔고는 연초 이후에 이미 많이 쌓인 상황이기에 줄어들 수밖에 없다. 2~3주 정도는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봉기자·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