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 살벌한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2023-11-14     전상헌 기자
무거울 것 같은 주제로 유쾌하면서도 살벌한 이야기가 공연 내내 이어진다.

울산 CK아트홀은 대학로에서 15년 동안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블랙코미디 창작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를 오는 12월10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2008년 초연을 시작으로 부산·대전·대구·광주·전주 등 국내는 물론 일본 라이센스 공연까지 300만명이 넘게 관람한 대학로 대표 스테디셀러 연극이다.

연극은 자살 사이트를 통해 만난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사연으로 ‘은밀한 실험실’에 모이게 되며 나누는 유쾌하면서도 살벌한 대화를 중심으로 진행한다. 화려한 언변과 자신만의 철학으로 고객들에게 확실한 죽음을 선사한다는 안락사역에 김민준·임민재, 그런 그에게 죽고 싶다고 찾아온 정체불명의 여인 마돈나역에 김주사랑·이하나가 등장한다. 또 그 둘이 다양한 자살 방법을 논의하던 중 예고 없이 찾아온 마돈나의 친구이자 살인청부업자인 바보레옹역에 김문선·안승찬·이정섭·차강석·오세영·최다운이 이야기를 끌어간다.

3명의 캐릭터가 출연하지만, 참여하는 배우가 많아 매번 다른 조합으로 공연이 펼쳐진다. 여러 번 봐도 신선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연극이다. 참여 배우만 많은 것이 아니다. 배우가 직접 객석을 오가며 관객의 참여를 유도해 어느 순간 관객도 배우가 된다. 관객이 참여하며 쉴 새 없이 터지는 애드리브에 웃음이 절로 나오게 된다. 잠시나마 웃음을 전하며 사회에 대한 공포, 두려움, 실망, 좌절감 등으로 삶을 포기하고 싶은 현실에서 새로운 삶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주고 싶은 의도가 숨어 있다.

채지윤 CK아트홀 대표는 “단순히 무대 위에서 배우만의 공연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객석도 무대로 변해 관객이 배우와 함께 극을 만들어 가면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유쾌하고 진중하게 전달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료 5만원. 솔로·학생·단체 등 40~55% 할인. 월요일 휴관. 문의 1899·2330.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