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낙엽처리 ‘골머리’

2023-11-14     신동섭 기자
“매년 이맘때만 되면 낙엽과의 전쟁입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지자체마다 끝없이 떨어져 나뒹구는 가로수 낙엽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울산도 ‘소각이냐, 재활용이냐’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울산 북구 환경 공무직 김모(51)씨는 최근 쏟아지는 환경미화 관련 민원으로 허덕이고 있다. 때 이른 겨울 추위로 낙엽들이 거리를 더럽히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치우고 뒤돌아서면 또 쌓이기에, 군시절 겨울마다 치우던 ‘악마의 하얀 똥 가루’랑 다를 바 없다”고 푸념했다.

신규도로 개설, 도로 확장 등으로 가로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처리하기 위한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낙엽은 일반쓰레기처럼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대량으로 모아 소각하는 방법 외에는 뚜렷한 재활용 방안이 없는 실정이다.

13일 울산시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울산지역 가로수는 2019년 16만351그루, 2020년 17만609그루, 2021년과 지난해는 17만3395그루, 올해 1월1일 기준 17만2723그루다.

반면 울산시 도로변 가로수를 정비하는 각 지자체 환경 공무직은 2019년 221명, 2020년 217명, 2021년 214명, 2022년 212명, 올해 210명으로 해가 갈수록 감원되고 있다.

울산지역에서는 지난 2008년과 2011년 울산시설공단과 지자체가 겨울철 농작물 멀칭(보온을 위해 농작물이 자라고 있는 땅을 덮는 일)과 퇴비로 재활용 등을 위해 모아 둔 낙엽을 농민에게 제공했지만, 현재는 공식적으로 낙엽 재활용 방안이 거의 없다.

이에 반해 서울시 송파구는 매년 10~20t의 낙엽을 춘천 남이섬으로 보내 관광 자원화하며, 창원시 의창구는 공공근로자가 선별한 낙엽을 지역 농민에게 비료로 제공하고 있다.

울산도 가로수 낙엽 재활용 방안에 대해 적절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시 관계자는 “낙엽 제거 시 담배꽁초 등 부산물이 섞이기에 전량 소각하고 있다”며 “공공근로자를 이용한 부산물 선별 작업은 투입 비용·행정력 대비 산출 효과가 떨어지기에 현재로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