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칼로 흉기난동 재현…기절할때까지 목 조르기…지역 초등생 유해놀이 유행 “걱정되네”

2023-11-14     오상민 기자
최근 들어 초등학생 사이에서 ‘당근칼’ 장난감과 목을 졸라 기절시키는 ‘기절놀이’ 등 유해놀이가 유행처럼 퍼지고 있어 학부모들의 근심이 높다. 유해놀이가 자칫 학교폭력으로 번질 수 있고 흉기 난동을 재현하는 폭력적인 놀이문화로 폭력성 증가와 모방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만큼 교육당국의 적절한 대처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울산 동구지역 한 문구점. 초입부터 당근칼 장난감이 보인다.

문구점 주인은 “하루에 10박스, 120개를 갖다놔도 물량이 부족할 때가 있다”면서도 “의외로 구매 학생의 70%는 여학생들이다”고 설명했다.

당근칼은 칼날이 당근을 연상시키는 외형으로 이름이 붙었다. 작동방식은 접이식 주머니칼(잭나이프) 같이 칼집에 연결된 칼날을 접고 펴는 방식이다. 칼끝이 뭉툭해 베이거나 다칠 위험성은 낮지만 1000~2000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어 학생들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특히 당근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된 연령은 14세 이상이지만 무인 편의점, 중고 거래 웹사이트 등에서 연령 제한 없이 판매되고 있어 학부모의 눈길을 피해 구매하는 아동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학생들 사이에서는 교실에서 상대 목을 압박해 기절시키는 △기절놀이 △숨참기 챌린지 △민식이법 놀이 심지어 이태원 참사에서 유래돼 여러 학생이 햄버거처럼 포개지는 △압사놀이 등이 퍼지고 있어 학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 학부모는 “학교 운동장에서 당근칼로 다른 학생의 목을 찌르는 것을 보고 위험하다고 훈계한 적이 있다”며 “친구의 목을 졸라 기절시키게 만드는 것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걱정했다.

흉기 모형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지게 되면 자칫 실제 흉기를 이용한 상해, 자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기절놀이나 압사놀이 등은 잘못하게 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이와 관련, 권순용 울산시의원은 “이미 국내외에서 기절놀이와 숨참기 챌린지로 인한 사망 및 뇌사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유해 놀이들은 학교 폭력과 연계될 수 있다”며 “학생들의 놀이문화에 어른이 지나치게 간섭하여서도 안 되지만 방관하는 자세는 더욱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당근칼 등 다른 유해 물품들도 합쳐 구매, 소지, 관리 등의 협조를 일선 학교에 전달할 계획”이라며 “관련 교육 프로그램 추가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