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수소트램, 울산서 달렸다

2023-11-15     석현주 기자
‘달리는 공기청정기’라 불리는 수소전기트램이 울산 화학공단 중심에서 첫 선을 보였다.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울산시의 수소전기트램이 실증 운행 중인 가운데 14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국내 첫 시승 행사가 열렸다.

울산항역~삼비건널목 왕복 4㎞ 구간에서 진행된 이번 시승에는 김두겸 울산시장을 비롯한 이채익 국회의원, 엄주호 경상일보 대표이사, 참여기업 및 공공기관 관계자와 시민대표 등 150여명이 참가했다.

행사는 제작사인 현대로템 관계자의 수소전기트램 소개에 이어, 트램 시승 체험, 수소 충전 시연 등으로 진행됐다.

시승행사에서는 울산항역에서 삼비건널목까지 왕복 4㎞ 구간을 달렸고, 10여분 남짓 소요됐다.

수소트램 객차는 너비 2.65m, 높이 4m 규모다. 5량(모듈)으로 연결된 트램의 총 길이는 35m다.

바닥 높이가 350㎜에 불과한 100% 저상 트램으로, 휠체어나 유모차, 자전거 등을 별도 시설이나 장비의 도움 없이 그대로 승하차할 수 있다.

트램 내부 모니터엔 ‘신복로터리-무거삼거리-옥현사거리-공업탑’ 등 가상역이 안내되기도 했다.

시승에 나선 시민들은 안정적인 운행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승차감 자체에 대해서는 크게 새로움을 느끼지 못했다. 실제 트램노선이 아닌 오래된 화물 전용 선로에서 시승행사가 진행되면서 진동과 소음은 어쩔 수 없었다. 다만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트램 시승이라는 역사적 의미에 감격스러워했다.

수소전기트램은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생성해 기체에 동력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수소를 연료로 이용한 철도 차량 생산이 추진되고 있지만 트램 형태로 대중교통에 도입하는 것은 울산이 세계 최초다. 이는 수소연료전지차와 같은 원리로, 전력 생산을 위해 공기를 흡입하면서 필터를 거치기 때문에 대기를 정화하는 효과도 있다.

현대로템에서 생산하는 수소트램은 운행 시간당 약 800마이크로그램의 미세먼지를 정화하고, 107.6㎏의 청정 공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미세먼지 감소 효과 등 환경 절감 비용은 연 2억2700만원이다.

수소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는 트램 지붕에 설치돼 있다. 7㎏씩 들어가는 수소저장탱크 6개(모두 42㎏)도 별도로 트램 중간에 설치됐다. 트램 앞과 끝에 각각 95㎾ 배터리가 2개씩 4개가 배치됐다. 이 시승트램은 한 번 충전에 150㎞가량 달릴 수 있는데, 향후 울산에서 운행되는 트램은 한 번 충전에 300㎞까지 달릴 수 있다.

김두겸 시장은 시승 후 “청정에너지원인 수소로 운행하는 수소전기트램을 국내 최초로 우리 울산에서 시민들과 함께 시승하게 돼 더없이 기쁘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수소트램이 대중교통으로 운행되는 세계 속의 수소도시 울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소전기트램 실증사업 마지막 세부과제인 ‘수소전기트램 실주행 환경실증 및 운영 기술개발’은 울산테크노파크가 주관하고 있다. 트램 실증운행은 범한퓨얼셀,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여러 기관이 참여하며 50억2000만원이 투입됐다. 열차 운행이 중지된 울산항역에서 태화강역 방향 왕복 4㎞를 오가며 총 2500㎞를 달린다. 현재 40%가량 완료해 연말까지 실증운행을 마칠 계획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