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1년도 안된 꽃바위바다소리길 하자 잇따라

2023-11-23     오상민 기자
울산

1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울산 동구 꽃바위바다소리길이 준공된 지 1년도 안돼 개보수에 수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바닷가에 위치한 특성상 태풍 피해에 대비한 구조 변경 등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일 동구에 따르면 꽃바위바다소리길은 어촌뉴딜 300사업의 일환으로 화암항 및 남상진항 일원에 국비 70억원 등 총 100억원을 투입해 2020년 1월 착공, 지난해 12월 준공됐다. 또 옹벽을 따라 야간경관개선을 위한 미디어파사드(건물 외벽 등에 발광다이오드 조명을 설치해 미디어 기능을 구현하는 것)도 꽃바위바다소리길 300m 구간에 조성됐다.

미디어 파사드 중 인터렉티브 조명의 경우 설치를 진행하던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외부 함체(케이스)가 파손되고 바닷물이 내부로 유입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이 때문에 동구는 지난 7월 인터렉티브 조명의 태풍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추가로 예산을 들여 스테인레스로 된 보호커버를 설치했다. 설치 및 철거를 하기 위해 사다리차가 필요한 탈부착식 형태의 커버로, 탈부착 시 사다리차 이용비로 약 40만원의 비용이 매번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는 또 올해초부터 발생하고 있는 지면 균열의 균열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크랙 게이지’도 설치했다. 3개월 동안 모니터링과 시공사 및 감리단과의 2차례 합동점검도 벌였다. 점검 결과 동구는 게이지 설치 이후 추가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균열은 없는 것으로 판단, 해당 균열이 자연재해 및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준공된 지 11개월밖에 되지 않았으나 벌써 자연재해 피해로 약 5억원의 개보수 비용이 발생했고, 손해사정인 의견에 따라 동구가 30% 자부담하기로 해 약 1억5000만원의 보수 비용을 부담했다.

균열이 구조상의 문제인 지 자연재해 등 일반적 문제인지 여부도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고, 구조적 문제일 경우 바닥을 전면 재시공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강동효 동구의원은 “조명 설계 시 파도의 높이를 고려해 제작했어야 하고, 문제가 발생했으면 설계를 변경해 조명 높이를 조절하거나 다른 조명으로 변경하는 등 근본적인 조치가 이뤄졌어야 한다”며 “급하게 준공일에 맞춰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추가 예산을 투입해 보호커버를 설치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동구의 새로운 관광자원을 만들었으면 임시 조치가 아니라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구 관계자는 “인터렉티브 조명 아래 볼트는 태풍이 내습할 때 커버를 고정시키기 위해 설치된 것”이라며 “균열 등 하자와 관련해서는 관련 전문가의 현장 확인 후 보수계획서를 통해 추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