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울산 품은 UMFF, 더 큰 도약 이룰 때
전국의 지자체들이 축제 등 행사를 만드는 이유는 같다. 지역의 볼거리나 먹거리를 널리 알려 관광객들이 많이 찾게 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다. 아울러 지역 고유문화를 창달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함도 있다.
울주군이 심혈을 기울여 개최해온 울주세계산악영화제(UMFF)도 마찬가지다. UMFF는 영남알프스라는 울주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지역 최대의 마케팅 활동이다. 2015년 프레페스티벌을 시작으로 2016년 1회부터 올해 8회까지 9년 연속 개최됐다.
필자는 제6대 울주군의회 의원 시절인 2015년 당시 영화제의 탄생 과정부터 지켜봤다. 그 과정에서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계획 단계에서는 막대한 예산 투입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며, 막역한 미래에 대한 걱정도 컸다.
행사 초기에는 정체성과 방향성 문제가 불거졌으며, 관람객 강제 동원이라는 흑역사까지 품었다. 지역 주민들로부터 외면받는다는 지적도 지속됐으며, 또 울주냐 울산이냐, 봄이냐 가을이냐는 영화제 명칭과 개최시기 논란에 이르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을 길이었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거듭하며, 현재의 UMFF가 됐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지역 홍보에도 한몫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울산시의 든든한 지원까지 받으며 한 단계 더 큰 성장을 이뤘다. 영화제 명칭도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로 바꿨다.
또한 ‘2023 울주 산악대축전’이라는 타이틀로 울주 트레일 나인피크, 울주 오디세이, 드론 라이트쇼, 완등인의 날 행사, 전국 MTB 챌린지, 전국하프마라톤대회, 울주군수기 등산대회 등 같은 기간 영남알프스 일원에 산악 관련 다양한 행사를 집중시키며, 영남알프스를 방문객들로 물들였다.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일원에서만 개최되던 행사도 태화강 국가정원으로 확대해 시민들까지 품었다. 행사 기간 태화강 국가정원에 마련된 무대에는 산악영화 상영과 관련 공연이 펼쳐졌으며, 국가 정원 밤하늘을 수놓은 드론 라이트 쇼를 통해서는 영화제를 홍보하는 한편, 시민들에게는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해당 기간 6만4000명 가량이 영남알프스를 방문하는 등 방문객 수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제법 성공한 축제의 면모를 드러냈다. 지면을 빌려 UMFF 준비와 손님맞이에 노고를 아끼지 않은 관계자분들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 전한다.
영화제의 막은 내려졌다. 이제 중요한 사후 평가가 남았다. 이를 위해 행사 기간 방문객들의 만족도 조사도 진행한 것으로 안다. 영화제 개최로 지역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매년 해오던 경제성 분석도 있을 것이다.
다만, 만족도 조사에 참여한 소수의 방문객과 영화제 관계자의 의견만을 바탕으로 한 칭찬 일색의 평가는 영화제 발전에 도움을 주지 못함을 알았으면 한다. 몇십억을 쓰고 갔다는 등 어림잡은 경제성 분석도 마찬가지다.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취지에 맞게 상인들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었는지, 그리고 주민들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축제 평가에도 빅데이터가 활용되는 시대다. 통신, 카드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방문객의 행동 및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가장 중요한 지역 주민과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까지, 제대로 된 분석치를 바탕으로 지역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갈 때 진정 지역 주민과 융합하는 축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앞만 보고 달려온 UMFF. 규모나 질적 측면에서의 성장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이제 울주군민, 나아가 울산시민의 마음을 품고 더 큰 도약을 이룰 시점이다. 개최 시기가 될 때면 지역 상인들도 ‘UMFF 특수’ 기대감으로 들뜨는, 그런 날을 조속히 만들어 갔으면 한다.
김영철 울주군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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