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동 대밀마을 회전교차로 ‘있으나 마나’

마을내 차량 진입 줄이려고 설치
회전반경 좁아 대형차 이용 불가
표지판 시인성 낮아 통행량 여전
울산시 “안내 표지판 개선 계획”

2020-02-27     이춘봉
굳이 들어올 필요 없는 마을안길 진입을 막기 위해 만든 회전교차로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찾은 울산 울주군 두동면 대밀마을 앞 회전교차로. 언양 방면 진입 차량들이 회전교차로를 통해 마을 방면으로 잇따라 들어서고 있었다. 이 회전교차로는 언양 방면 두동로에서 대밀마을로 진입하는 대밀길과 마을 외곽을 지나가는 두동로의 분기점이다.

회전교차로에서 12시 방향으로 대밀길을 따라 진입하면 대밀마을이 나온다. 마을 내에는 초등학교와 두동면행정복지센터 등 공공시설이 많고 주민들의 통행량도 많은 편이다. 총 연장 650m 구간에 요철만 무려 9개가 설치돼 있고, 2차선 양방향 갓길을 따라 주정차 차량도 많다.

회전교차로에서 왼쪽 출구로 빠져나오면 대밀마을 외곽도로인 두동로가 나온다. 총 연장 750m로 대밀길보다 100m가량 길지만 요철이 적고 주정차 차량도 없어 안전하고 신속하게 통행할 수 있다.

언양에서 봉계·두서 방면으로 진행하는 차량은 굳이 대밀길을 따라 마을 내부로 진입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차량 30~40%는 대밀길로 진입하는 실정이다. 특히 오전 8~9시께는 대형 차량 통행도 잦아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은 마을안길 차량 진입에 따른 사고 우려를 제기했고, 시는 최근 마을 앞 삼거리에 회전교차로를 설치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회전교차로 설치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회전교차로의 반경이 너무 좁아 대형 차량들이 두동로 대신 손쉽게 진행하는 대밀길로 계속 들어온다고 말했다. 두동로를 계속 이용하려면 회전교차로를 따라 좌회전한 뒤 다시 오른쪽으로 90도 이상 회전해야 해 대형 차량의 교차로 이용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소형 차량 역시 대형 차량 통행금지만 적시된 표지판 탓에 여전히 통행이 잦다고 덧붙였다.

두동 주민 이승범씨는 “회전교차로 반경을 넓혀 대형 차량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소형 차량이 쓸데없이 마을안길로 진입하지 않도록 표지판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회전교차로는 차량 통행 속도를 낮추기 위해 설치한 것이며, 설치 후에도 마을안길 차량 진입량은 큰 변화가 없어 목적은 달성했다”며 “소형 차량이 길을 잘못 들지 않고 외곽도로로 진입할 수 있도록 안내 표지판은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