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2028년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으로 본 미래교육

2023-12-05     경상일보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 입시제도의 시안이 지난 10월 교육부로부터 발표되었다. 2028 대입개편 시안은 대입제도의 중요한 가치인 공정과 안정을 중심으로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미래를 대비할 수 있게 수능시험과 고교 내신을 개선하는 방안을 담았다. 현재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처음으로 실시되는 고교학점제와 더불어 대학입시 개편에 관심뿐만이 아니라 궁금증 또한 아주 많을 것이다.

교육부가 수능 시험의 현황 및 문제점을 검토한 결과, 현재의 수능 선택과목 체계는 학생의 진로에 맞는 선택을 지원하기보다는 점수를 얻기 유리한 특정 과목으로의 쏠림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목 선택에 따라 같은 원점수일지라도 실제 수능 성적표에 기재되는 표준점수는 달라질 수 있어 학생들이 전략적으로 수능 과목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수능과 고교 내신을 둘러싼 문제점들을 해소하고, 최근 드러난 수능 이권 카르텔을 근절하고 사교육비의 지출을 줄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내용의 시안을 마련했다.

첫째, 통합형·융합형 수능 과목체계로 개편한다. 2028학년도 수능 국어, 수학, 사회·과학탐구, 직업 탐구 영역은 통합형의 선택과목 없이 시험을 보게 된다. 모든 학생들이 동일한 내용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특히, 수능 사회·과학탐구에서 응시자 모두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보도록 해 과목 간의 벽을 허물고 융합적인 학습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암기 위주의 평가에서 벗어나 핵심 내용들을 바탕으로 논리적 사고역량을 키우는 융합평가로 개선하고, 변별력은 유지한다.

둘째, 이권 카르텔 근절이다. 공정하고 건강한 수능을 실현하기 위해 수능 출제·관리 전 단계에 걸쳐 이권 카르텔 유발 요인을 제도적으로 차단한다. 수능 출제위원들의 자격기준 강화해 사교육 영리행위자는 전면 배제하고, 무작위 추첨으로 출제진을 최종결정해 학연·지연 등의 이권 카르텔의 개입을 차단한다. 출제가 끝난 후에는 향후 5년간 수능과 관련된 사교육 영리행위는 일절 금지한다.

셋째, 고교 내신을 5등급제 체제로 선진화한다. 2025년부터 고교 내신 평가는 고1·2·3학년, 전과목에 동일한 평가체제를 적용하고, 교실을 황폐화시키는 내신 9등급제는 선진화된 5등급제로 개편한다. 2025년부터는 모든 학년과 과목에 일관되게 학생이 성취수준에 따른 5등급 절대평가를 시행하면서 성적 부풀리기에 대한 안전장치로 상대평가를 함께 기재한다.

넷째, 교사의 평가역량 강화이다. 모든 교사가 전문적인 평가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해 지금까지 내신에 일반적으로 활용된 지식암기 위주의 5지선다형 평가에서 벗어나 미래에 필요한 사고력, 문제해결력 등의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논·서술형 평가를 확대한다. 과목별 성취수준을 표준화하는 등 내신 절대평가에 대한 신뢰도도 높인다.

정리해보면 공정성 확보와 통합적·융합적 교육 유도를 위한 수능시험과 교육개혁·교실수업 혁신에 발맞춰 내신 평가방식 혁신으로 5등급제의 고교내신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2028 대입 개편 시안에 대해 국가교육위원회를 중심으로 심층 논의 및 의견 수렴을 진행한 후, 올해 안으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세상이 아주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요즘 가장 많이 들리는 단어가 융합형 인재이다.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다. 학교별 융합, 학과별 융합 등 서로서로 공유하고 협업하고 있다. 앞으로는 집단지성의 힘이 필요한 시대다. 프롬프트 엔지니어, 즉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그러려면 통합적·융합적 사고를 필요로 한다.

대학입시제도의 개편안이 발표될 때 마다 학부모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특히 처음 실시되는 고교학점제 같은 경우는 아직도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어렵고 궁금한 부분들이 많을 것이며, 분명 대입제도개편에 환영하는 사람들과 내 자녀에게는 불리하다고 생각해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교육부는 충분한 홍보와 교육으로 이러한 학부모들의 불만과 궁금증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이미화 메타버스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동의대 외래교수·부산대 교육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