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울주 15만5천가구 1시간넘게 정전피해

2023-12-07     강민형 기자
6일 울산 남구와 울주군 등에서 옥동변전소 송전선로 고장으로 정전이 발생해 신호등이 꺼지거나 시민들이 타고 있던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3시45분께 남구와 울주군 등에서 정전이 발생해 오후 5시40분 기준 119에 756건의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112에 교통불편. 위험방지 등으로 접수된 건수도 126건에 달했다.

정전으로 남구, 울주군 등에서 15만5000여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또 갑작스러운 정전에 엘리베이터나 마트 등의 에스컬레이터가 멈추는 사고도 속출했다. 정전 발생 약 1시간 여 사이에 울산소방에 접수된 엘리베이터 갇힘 신고도 모두 31건이 접수됐다.

남구 한 학원 엘리베이터에 갇힌 전모(25)씨는 “3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타던 중 갑자기 불이 깜박거리더니 지하로 내려가서 한참을 무서움에 떨었다”고 말했다.

화재 의심 신고도 4건, 기타 안전사고도 12건이나 발생했다.

정전이 발생한 일원의 도로는 한순간에 혼란에 빠졌다. 신호기 140여대가 정전으로 꺼졌기 때문이다.

횡단보도 위에는 보행자와 차량 엉켜 가다 서다를 반복했고. 유턴·좌회전 신호를 받기 위해 대기하던 차량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도로 위에 발이 묶였다. 신복교차로 등 교통이 혼잡한 곳은 차량이 몰리며 도로 위가 일시적으로 정체를 겪었다.

경찰은 주요 교차로 등에 가동이 가능한 인력을 곧바로 배치해 수신호로 차량 정체를 해소했다. 동원된 경찰 인력은 200명에 달했다. 다행히 교통사고는 없었다. 울산문화예술회관도 3~4차례 일시적으로 전기가 끊어졌다가 다시 들어오는 일이 발생했다. 다만 정전이 발생한 시간이 짧아 공연·전시 중단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남구 옥동 한 스터디카페에서는 공부하던 학생들은 밖으로 모두 대피하기도 했고. 카페. 식당 등에서는 카드결제가 되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삼호동 한 상가와 병원에서는 불이 꺼진 가게 밖으로 사람들이 나와 상황을 살피거나 무슨 일이 난 줄 알고 허둥대는 모습도 목격됐다.

남구 한 식당 대표는 “저녁 장사 준비를 하던 중 불이 나가 아무것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굴렀다”며 “언제 복구되는지 안내가 전혀 없어 저녁 장사를 한순간에 망쳤다”고 토로했다.

또 안전안내문자에서는 ‘남구 옥동일대에 정전이 발생’했다는 내용만 담겨 울주군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정전의 원인은 옥동 무인변전소의 송전선로 고장으로 확인됐다. 한전이 오후 4시25분께 정전원인을 파악해 복구 작업에 들어가면서 4시50분께부터 무거동. 옥동 일원이 복구됐다.

하지만 한전이 오후 5시29분께로 복구를 완료한 뒤에도 계속해서 불이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면서 도로가 암흑으로 뒤덮이거나 퇴근 앞둔 사무실에도 잇따라 불이 꺼지며 시민들이 혼란을 겪었다.

울산시는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취약계층에 대해 임시주거시설·한파쉼터 등 이용 검토에 들어갔다.

한국전력 울산지사는 전력 안정화를 위한 작업에 들어간 한편 정확한 정전 원인에 대해 파악 중이다.

정혜윤·강민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