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울산박물관 개관 13년만에 ‘역사실 리모델링’, 시대→주제별 관람동선 개편, 발길 사로잡아
울산박물관이 개관 13년 만에 상설전시실 ‘역사실’ 리모델링을 통해 관람객 눈높이에 맞춰 볼거리를 보강하고 관람 동선도 효율적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5일 찾은 울산박물관 역사실은 반구대암각화 모형 위에 입혀진 암각화 맵핑 영상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반겼다. 이어 지난해 개편을 마친 선사~통일신라시대와 올해 개편을 진행한 나머지 전시 공간이 펼쳐졌다.
기존 전시장이 시대순으로 벽면을 따라 유물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면, 바뀌면서 주요 주제별로 유물을 배치하고, 동선도 유기적으로 짜 오랫동안 머물며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히 보물 태화사지 십이지사리탑 전시 공간을 별도로 구분해 주요 유물을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도록 했고, ‘울산의 불교’ 코너를 새롭게 구성해 통일신라에서 고려로 이어지는 울산의 불교를 심도있게 소개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영축사지 석조여래좌상은 현재 남아있는 하반신과 광배 위로 입체 영상을 통해 과거 온전한 모습을 상상력을 발휘해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번 개편에서는 개관 이후 구입했거나 기증받은 유물들을 연계해 보여줄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만들었다. 고려시대 국제 항구의 역할을 한 방어진에 대한 기록, 울산의 외교관으로 불린 이예 선생에 대한 기록을 살펴볼 수 있는 코너, 조선시대 군사도시였던 울산의 사람들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게 꾸민 코너 등을 별도로 조성했다.
유물 사이사이 유물과 관련한 역사를 설명하는 영상물도 함께 소개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게 꾸몄다.
공간의 변화도 돋보인다. 기존 박물관 전시장이 어둡고 답답하다는 지적을 반영해 유물장을 밝은 목재 느낌으로 디자인해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둘러볼 수 있도록 했고, 박물관 중정을 마주한 복도 방향으로 창을 새롭게 내어 개방감이 들게 했다.
전시장 말미에는 울산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주요 유물 속 구절을 소개하는 3분가량의 영상이 상영되고, 관람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또한 개관 이후 시민들이 꾸준히 기증해 온 유물을 선보이는 ‘기증유물관’도 새롭게 마련돼 의미를 더했다. 현재는 주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기증 유물과 지난해 기증 유물, 올해 새롭게 기증된 유물을 선보이고 있다.
내년에는 역사실 비대면 전시해설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최영하 울산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그동안 꾸준히 이어온 소장자료 연구를 바탕으로 역사실을 개편했다”면서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울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머물며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QR코드를 찍으면 새롭게 탈바꿈한 울산박물관 역사실과 관련한 생생한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김은정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