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진료 예약 앱 놓고 ‘시끌’

2023-12-08     신동섭 기자
최근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과 독감 등 어린이를 중심으로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며 일명, ‘소아과 오픈런’이 자주 목격된다.

이런 가운데 병원 예약·접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똑닥’을 놓고 새벽부터 몇 시간을 기다려 접수한 사람과 집에서 앱을 통해 접수한 사람의 우선순위, 앱에 접근이 어려운 노년층의 소외 등의 문제로 논란이 커지고 있다.

7일 오전 7시께 울산 남구의 한 병원. 한 무리의 성인들이 병원 입구 앞에 대기하고 있다.

A씨는 “어제 저녁부터 아이가 갑자기 아파, 새벽부터 줄 서게 됐다. 월요일 아침에 비하면 이 정도는 없는 거랑 마찬가지”라며 “이 병원이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한데, 똑닥이랑 제휴가 안 되어 있어 아이가 아플 때마다 오픈런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월 1000원만 내면 새벽부터 줄 서서 기다리던 오픈런을 면할 수 있는데 너무 편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오전 10시께 중구의 한 아동병원. 손자와 함께 병원을 내방한 한 노인은 예약이 모두 찼다는 말에 돌아섰다.

B씨는 “손주가 아파 데리고 왔는데, 조금 늦었더니 대기인원이 꽉 찼더라”며 “간호사들은 핸드폰으로 예약하면 편하다고 하는데 우리 나이엔 어려워서 엄두가 안 난다”고 씁쓸해 했다.

똑닥 앱 운영사인 주식회사 비브로스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울산에서 똑닥으로 접수·예약 가능한 병원은 60여곳이다. 또 똑닥 누적 가입자는 현재 1000만명에 달한다. 소아청소년과 의사 부족 등 여러 문제가 맞물리며 새벽 시간 오픈런은 일상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똑닥은 오픈런에 지친 환자 가족들에게 훌륭한 대안이 됐다.

하지만 일부 병의원이 똑닥으로만 환자를 받거나 모바일 예약만으로도 예약이 꽉 차, 현장 접수를 하러 온 똑닥 비이용자와 노인들은 그대로 발길을 돌려야 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또 똑닥과 현장 접수를 병행하는 곳에선 늦게 온 예약 환자가 현장접수 환자보다 먼저 진료를 보는 상황도 벌어져 갈등이 일고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비브로스측은 “노인 등 전자기기에 익숙지 않은 이용자들이 접수·예약 과정에서 불편을 느끼는 부분은 인지하고 있다. 현재 표출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직관적인 방법으로 손쉽게 등록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