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대규모 정전사태, 원인과 대책은]신복교차로 일대 신호등, UPS 없었다
지난 6일 오후 3시40분. 울산 남구 신복교차로 일대는 신호등이 꺼져 아수라장이 됐다. 차들이 뒤엉켰고, 좌회전·유턴 신호가 사라지자, 금새 대기차량이 긴 줄을 형성했다. 경찰 인력 200여명이 동원돼 주요 교차로에 배치됐지만, 역부족이었다. 왕복 8차선 도로에도 보행신호가 들어오지 않자 보행자들은 건널 엄두를 내지 못했다. 달리는 도로 위를 신호없이 횡단하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6일 낮 대규모 정전사태로 울산 남구와 울주군 일대 신호등 140여개가 동시에 먹통이 되면서 교통이 마비된 것이다.
7일 울산시에 따르면 남구 신복교차로 일대 신호등에는 무정전 전원장치(UPS)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로터리에서 평면교차로로 전환한 후 신호체계를 개편하면서 신호등이 교체됐고, 기존에 설치돼 있던 무정전 전원장치(UPS)도 함께 철거된 것이다.
시는 앞서 2013년 신복로터리를 비롯해 번영사거리, 중리사거리, 달동문화예술회관 사거리, 공업탑사거리, 장검마을교차로, 구영사거리 등 도심 내 주요교차로 7곳에 무정전 전원장치(UPS)를 설치했다.
무정전 전원장치(UPS)는 정전 때도 신호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비상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다. 전원 공급이 차단되더라도 내장된 배터리를 통해 2시간가량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울산 전체를 통틀어 무정전 전원장치(UPS)가 설치된 곳은 6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설치 후 10년 이상 경과된 상황이라 제대로 작동할지도 의문이다.
울산시와 경찰은 UPS 신호등의 설치 비용이 한 교차로 당 1000만원을 넘고, 대규모 정전사태가 흔히 발생하지 않아 더이상 만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앞으로는 교통량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UPS 신호등 추가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기존에 울산지역 내 설치된 UPS 상태를 재점검하고, 지역 주요 교차로에는 추가로 UPS를 설치해 시민들의 안전을 지킬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