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대사고 1위’ 울산 국가산단, 안전관리시스템 강화해야

2023-12-12     경상일보

‘중대사고 발생 1위’의 불명예를 경신 중인 울산 국가산업단지의 안전사고 관리 시스템이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미포와 온산국가산단은 국내 최대의 석유화학 집적화 단지인데다 조선, 비철금속 등 중후장대형 장치산업이 밀집한 산업적 특성상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취약지역이다. 무엇보다 시설이 노후화돼 툭하면 폭발 사고, 가스누출사고, 화재 사고가 발생하는 곳이다. 울산 국가산단의 조기 안전경보 시스템 구축과 위기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울산시, 기업 등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2022년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8월까지 전국 국가산단 중대사고 136건 중 22.0%(33건)가 울산에서 발생했다. 울산은 2위 여수산단(18건) 보다도 2배가량 많았다. 중대사고 유형별로는 산업재해가 15건으로 가장 많았고, 가스·화학물질 사고, 화재, 폭발 순을 보였다. 이에 따라 울산 국가산단에서만 62명의 인명피해와 620억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국 근대화의 상징인 울산미포와 온산산단은 지정 이후 50년이 지나면서 시설이 급격히 노후화하고 있다. 그런 만큼 폭발·화재 등 중대사고 발생도 잦다. 자료 집계 이후 ‘국가산단 중대사고 1위’라는 불명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화학물질안전원 자료 분석 결과 최근 3년간 울산 국가산단에선 27건의 화학물질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2년 발생한 중대사고 13건 중 절반에 달하는 6건이 울산에서 발생했다는 염려스러운 자료도 있다. 국가산단 안전 관리시스템에 보완할 점이 많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고 자료다.

무엇보다 사고의 예방과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중대재해처벌법이라는 법적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만큼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기업과 지자체의 꾸준한 안전관리 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 중대사고가 난다면 안전관리 대책을 다시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국가산단 내 폭발과 안전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사고 관리 시스템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이제 4차 산업혁명 기술인 인공지능(AI), IoT 등 ICT 기술과 PSM(공정안전관리) 기법을 활용한 조기 안전경보시스템 구축은 필수다. 아울러 사고가 잦은 기업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안전관리 인력과 기능 보강, 전문기관과의 협업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