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부족’ 해경, 경비구역 통합 등 나서
2023-12-13 오상민 기자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해상 치안 공백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12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해경청의 올해 인건비 예산은 총 8994억원이지만 직원들에게 줄 금액이 300억원가량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 신종코로나 확산세가 잦아든 만큼 현장 치안을 강화하겠다며 300여명의 인력을 충원했지만, 인건비가 추가로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경은 인건비 부족분 해결을 위해 외국 어선 조업 휴어기인 지난 7~8월에는 중·대형 함정 2척이 투입되던 경비구역을 통합해 1척만 운항하도록 했다. 하반기 소방과 형사기동 등 일부 분야의 함정 운항도 상반기보다 10~50%로 축소했다.
매달 40시간에 달하는 항공대 교육 시간 역시 비용 절감을 위해 절반으로 대폭 줄였다.
이에 지난 10월 해경청 국정감사에서는 감시 역량 악화와 출동 지연으로 인한 치안 공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내년에도 여전히 150억~200억원의 인건비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경은 부서별 표준 초과근무 시간을 만들어 내년 인건비 부족 현상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직원들의 초과근무를 무작정 줄이는 것이 아니라 현장이나 수사 등 초과근무가 꼭 필요한 분야는 오히려 더 강화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언제까지 직원들에게 희생을 강요할 것이냐’는 내부 반발도 나온다. 함정과 파출소 등 현장 근무 직원들의 경우 부득이하게 많은 초과근무 시간이 발생하기에 초과근무 자체를 제한하면 되레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해경 관계자는 “되도록 해당 표준시간 범위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체계를 세우는 것일 뿐 필수는 아니다”라며 “필요 없는 근무 시간은 줄이고 중국어선과 밀입국 단속 등 꼭 필요한 분야는 단속을 더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