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한동훈 비대위장’ 적절성 공방

2023-12-18     김두수 기자
울산 출신 김기현(남을) 전 대표의 사퇴로 내년 총선을 지휘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유력 후보로 한동훈 (사진) 법무부 장관이 급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윤석열 정부 집권 3년차 내년 4월 총선 과반 확보에 비상등을 켠 여권이 지난 주부터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 유력 후보로 올려놓고 있어서다.

당 지도부는 지난 주 소속 국회의원 전원의 의견을 듣는 의원총회에 이어 18일엔 현역의원 전원·전국 원외당협위원장까지 연석회의를 열어 비대위원장 인선 관련 의견을 수렴키로 했다.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이르면 25일 전후 비대위원장 단수 후보를 추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당 소속 현역의원은 물론 울산지역 여권에서도 ‘한동훈 임시 지도부’의 적절성을 놓고 입장이 확연히 엇갈리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주류와 비주류의 대립의 배경엔 총선 공천 국면에서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한 셈법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1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여권이 겪는 위기의 원인이 수직적 당정관계 때문이라는 주장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한 장관이 이를 풀어낼 적임자이냐를 놓고 주류와 비주류가 상당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당 주류 사이에선 비대위원장 후보로 한 장관을 추대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도 여전히 후보군에 거명되고 있다.

먼저 한 장관에 대해 우호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친윤측의 한 인사는 이날 “높은 인지도,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의 인기, 대야 전투력을 두루 갖춘 데다 윤석열 대통령과 깊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직언을 할 수 있는 한 장관이 구원투수로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당의 한 핵심인사도 이날 “민심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소통해 대통령의 변화를 끌어내야 건강한 당정관계가 된다. 여론에 대한 동물적 감각이 있고 대통령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변화를 끌어낼 신뢰가 있는 인물은 한 장관 아니냐”고 가세했다.

특히 여권 주류 측은 한 장관이 정치 경험이 부족하지만, 위기 상황에선 오히려 파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금 위기의 여당에 필요한 것은 여의도 문법이나 정치 경험이 아니다. 오히려 정치권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적인 선택, 국회의원 기득권을 타파하는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반면 비주류는 윤 대통령의 측근인 한 장관이 수직적 당정관계를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선거 경험이 없고 ‘검사당’ 이미지를 고착화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당내 대선 예비주자였던 수도권 출신 최재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우리 당이 극복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당정의 수직적 관계를 바로잡는 것이다. 비대위원장은 적어도 이런 민심의 소리까지도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고 했다.

울산 현역 의원들도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등판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