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방자치단체 ODA 사업 컨트롤타워 구축

2023-12-19     경상일보

세계화로 인해 개발 협력 체제에서 새로운 행위 주체가 출현하고 있으며, 국가 간 상호의존과 연결성의 강화로 인해 글로벌 과제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개발 협력 체제의 변화와 더불어 한국은 OECD 개발원조위원회의 가입 이후 공여국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있으며, 개발 협력의 양적, 질적인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뤄져 왔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 지방 차원의 다양한 행위 주체에 의해 추진되고 있으며 이들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적인 환경의 변화에 대해 지방자치단체, 대학, 지역기업, NGO 등이 수행하고 있는 ODA 사업과 참여 현황을 분석, 평가 및 제언해 이를 기반으로 울산시의 ODA 활성화 정책 방향 모색과 국제개발협력협의체를 통한 역할과 기능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우선 독일의 포괄적인 개발 정책은 기본적으로 중앙정부의 사안이나 16개의 주정부와 다양한 기초지방자치단체 역시 개발 협력의 주요한 행위자로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주정부와 더불어 500여개의 기초지방자치단체는 ‘하나의 세계 속의 기초지자체’라는 목표로 공동으로 개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ODA 정책은 국가 중심적 접근(State-Centric approach)이었으나 1980년대 후반부터 지방자치단체가 환경과 개발을 둘러싼 국제협력의 영역에서 각주의 정책을 추진하면서 변화하며, 해외 협력 국가들과 양자·다자차원에서 국제대회를 조직해 해외국가와 지방정부 간 네크워크를 제도화한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 ODA 규모는 한국 전체 ODA 대비 매우 제한적이며, SDGs 등 국제사회의 변화와 추세를 반영한 정책 구현이 미흡한 실정이다. 그러나 SDGs 시대가 강조하는 것처럼 지방정부의 중요성이 중시되고 있으며, 지방정부는 우호 자매도시 등 기존의 협력 기반을 활용해 지방 차원에서 세부적으로 개도국의 개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주요한 행위 주체로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따라 울산시와 각 구·군 단체가 수행하는 ODA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재고찰이 필요하다. 나아가 울산 기업, NGO, 기관단체와의 협력으로 더 많은 민간 재원을 도입해 개도국 지원사업의 외형을 넓히고 내실을 다질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의 지원이 미치지 않은 지역을 대상으로 지방 도시의 발전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주요한 행위 주체다. 새로운 농촌개발 전략의 수립과 이를 국제적으로 확산하는 역할은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다.

울산시와 구·군에서는 자매우호 도시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ODA 사업을 구축하고, 지역 내에서 ODA에 대한 인식을 높여 울산기업의 해외 진출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지원 제도로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ODA 참여기관 간 정보를 공유하고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민관협력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

최근 기업의 역할이 사회적인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기업의 CSR과 ESG 경영 활동과 연계해 ODA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사업의 발굴 시점부터 기업을 참여시킴으로써 부족한 예산을 보완하고 다각화된 재원 활용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탈중앙화와 원조 분권화가 비교적 효율적으로 이뤄져 있는 독일, 일본 등 해외 공여 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사례를 분석하고, 다각화된 ODA 행위 주체 간의 효율적인 협의와 정책조정을 위한 제도적인 기반을 구축하면 지방자치단체의 중장기적인 정책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향후 울산지역에서 ODA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학문적, 정책적인 기반이 만들어지는 것을 기대해 본다.

백정현 따뜻한손길 NGO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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