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태화강 국가정원 수용력에 대하여

2023-12-20     경상일보

최근 유럽 유명 관광지와 국내 일부 관광지에서 과잉관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과잉관광(Over tourism)’이란 ‘지나친’이라는 의미를 갖는 ‘over’와 관광을 의미하는 ‘tourism’의 합성어로서, 수용력을 초과하는 관광객의 유입을 의미한다. 즉, 관광지역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은 관광객의 유입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부작용을 포함하는 개념으로서 물리적 한계수용력을 초과한 현상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과잉관광은 2012년 이후 스페인 바르셀로나 및 이탈리아 베니스 등 유럽의 유명 관광도시의 과도한 관광객 유치를 비판하기 위해 미디어를 중심으로 등장했다. 즉 너무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교통혼잡 및 통행에 지장이 생기거나, 물가가 오르고 소음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일부 몰지각한 관광객들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사유지에 무단침입하고 사생활을 침해하는 등 과잉관광의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제 울산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인 태화강 국가정원의 수용력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할 때이다. 특히 태화강 국가정원은 자연과 생태의 보고라는 점에서 방문객 수용력에 대한 과학적 분석 및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에 필자는 울산시 생물다양성센터의 의뢰를 받아 태화강 국가정원의 수용력에 대해 조사한 바 있다. 연구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선행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태화강 국가정원의 수용력을 과학적으로 산출한 결과, 태화강 국가정원의 연간 평균 방문객은 101만1365명, 연간 최대시 필요면적은 2만47784m²으로 나타났다. 태화강 국가정원의 면적은 83만5452㎡이고, 현재의 방문객 기준(101만1365명)으로 연간 최대 필요면적은 24만7784m²로서 물리적 수용력 비율은 약 29.6%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방문객 수보다 3배가량 더 방문해도 물리적 수용력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즉 태화강 국가정원의 연간 방문객이 300만 명에 이르면 한계수용력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참고로 순천만 국가정원의 경우 면적은 112만m²이고, 방문객은 143만9631명으로서 연간 필요시 면적은 35만2709m²로 나타났는데 물리적 수용력 비율은 31.5%로 분석되었다.

둘째, 현재 태화강 국가정원 방문객을 대상으로 심리적 수용력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주변 도로 교통 혼잡에 대해서는 다소 우려를 표현했지만, 화장실과 쉼터의 혼잡에 대해서는 우려할 사항이 아닌 것으로 분석되었다. 태화강 국가정원의 사회·심리적 수용력을 분석한 결과 우려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분석되었고, 태화강 국가정원의 운영·관리적 수용력을 분석한 결과 해설사에 대한 약간의 부족을 지적했고, 생태관광의 프로그램과 다양성에 대해서는 다소 보강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리고 태화강 국가정원에 일정 수준 이상의 방문객이 오면 생태에 영향을 미칠 것에 대해서는, 생태에 영향을 다소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만 예약제와 입장료 징수를 통한 방문객 제한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선행연구를 통한 수용력 수치와 울산시민의 심리적 수용력은 지금보다 약 3배 이상의 방문객이 오면 한계수용력에 달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태화강 국가정원에 연간 방문객이 300만 명이 넘어서면 한계수용력에 이른다는 점에서 방문객 관리를 사전에 대비해야 하는데 만약 수용력의 80%에 이르면 예약제 등 입장 제한과 입장료 징수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결국 한계수용력에 의한 방문객 혼잡지각의 경험은 감정, 만족, 사후행동, 재방문 의도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며, 수용력 초과로 인한 자연과 생태의 훼손은 복원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태화강 국가정원의 수용력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정학 전 울산과학대학교 교수 관광경영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