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갑진년(甲辰年), 값진 울산을 위하여

2023-12-27     경상일보

전국 지자체의 새해 살림살이가 무척 어렵고 힘들 것이라는 경고등은 작년부터 지속해서 깜박거렸다. 정부의 국세 수입이 전체 예산 대비 59조1000억원 부족한 341조1000억원 규모로 추산된 데 이어 새해에도 세수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세 감소는 곧 지방세수는 물론 지방교부세 감소로도 이어진다. 중앙정부에 예산 의존율이 높은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여기에 고금리와 물가까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어 새해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한다. 이래저래 연말연시 힘겨운 민생경제는 한파를 몰고 온 동장군의 위세처럼 기세등등하게 삶을 옥죈다.

이 같은 난관 속에서도 우리시는 ‘경사났네 경사났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예산 폭탄 세례를 받아 다행스러운 상황이다.

울산시의 새해 국가 예산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정부의 강력한 건전재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광역지자체 중 최대 인상 폭을 기록한 것은 ‘새로 만드는 위대한 도시’의 큰 틀 속에서 ‘꿈의 도시 울산’으로 한 걸음 더 도약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게 한다.

우리 시가 새해 지원받게 될 국가 예산 규모는 역대 최대인 총 2조5908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10.3%(2416억원) 늘었으며. 2022년 3.4%, 2023년 7.7% 증가와 비교할 때 역대 최대 규모의 증가 폭이다. 특히, 정부의 긴축재정 운용 방침에 따라 지자체별 평균 인상 폭이 2.8% 증액된 데 반해 울산은 전국 17개 특·광역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 인상이라는 획기적인 국가 예산 확보 실적을 거뒀다.

김두겸 시장을 정점으로 국비 확보에 전력을 다한 담당자들이 앞에서 끌고, 지역 국회의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힘껏 뒤를 받쳐줘 이뤄낸 소중한 결과물이다.

물론 우리 시의 경이적인 국가 예산 성과가 단순히 탁상 수치나 겉치레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힘든 서민경제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적재적소에 활용되도록 하는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한다.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2%(3분기 기준)로 높은 상황에서 먹거리를 중심으로 물가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어 민간 소비 여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최근 소비 위축이 도소매업·숙박 음식업 등을 중심으로 심화하고 있어 소상공인의 주름살은 좀처럼 펴지지 않고 있다. 힘겹게 확보한 국가 예산을 산업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복지와 민생을 촘촘하게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우리 시의 새해 국비는 심혈을 쏟아 발굴한 신규 사업 육성과 계속 사업 마무리에 골고루 투입된다. 도시철도 1호선 수소트램 건설을 위한 기본 및 실시설계에 우선 27억원이 투입되고, 울산대 글로컬대학 지정에 따라 100억원이 지원된다. 또한, 지역특화프로젝트 302억원, 난치암 맞춤형 기술 상용화 45억원, 인공지능(AI) 융합 기반 조성 20억원, 반도체 특성화대학원 지원 30억원 등에도 예산이 들어간다.

SOC 분야에는 하이테크밸리 일반산업단지 기반 시설 구축 54억원, KTX울산역 역세권 일반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 5억원 등이 포함됐으며, 일산 해양레저관광 거점사업 10억원, 상개복합체육시설 조성 10억원,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에도 32억원이 투입된다.

국가산업단지 지하배관 현장 안전관리시스템 구축 25억원, 여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 5억원, 선암수변 치유의 숲 조성 28억원이 확정됐으며, 울산하늘공원 제2추모의 집 건립 25억원, 최중증 주간 그룹 일대일 지원 17억원 등도 대표적인 신규 사업이다.

옛말에 ‘곳간에서 인심 난다’라고 했다. 우리 시의 국가 예산 성과가 2024년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에 울산의 곳간을 한층 더 풍족하게 채우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종대 울산시 대외협력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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