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이재명 직격한 한동훈, 민주 “협치정신 어긋나” 비판

2023-12-28     김두수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연이어 공격하자 민주당이 발끈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한 비대위원장은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사를 그렇게 싫어하면서 왜 검사도 아니고 검사 사칭한 분을 절대존엄으로 모시는지 묻고 싶다”며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 대표가 변호사 시절이던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 당시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기소돼 150만원 벌금형을 받은 사실을 거론해 공격한 것이다. 이 대표는 2018년 이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서 위증해달라고 교사한 혐의로도 기소된 상태다.

한 위원장은 “그간 나는 일방적으로 민주당의 질문을 받아왔는데, 오늘은 민주당에 질문을 하겠다”고 물었다. 취임 첫날인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이 대표와 민주당에 날카롭게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취임 인사차 이 대표를 언제 예방할 것이냐는 질문에선 “예방할 분들이 많이 있다. 국회의장·부의장 포함해 관례에 따라 인사드리려 한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 인선과 관련해 “우리 사회에서 돈을 벌고, 가족을 보호하고, 동료 시민에 대한 선의를 가진 분들을 상징하는 분들을 (비대위원으로) 모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주에 비대위가 출범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비대위는) 당연히 비(非)정치인 위주다. 정치인 위주로 할 거라면 내가 이 자리에 나와 있는 게 이상한 일”이라며 “정치인을 비하하는 건 아니다. 정치인은 또 정치인의 역할이 있고, 정치를 바꾸는 상징적 모습을 보여주는 면에서 비대위는 그런 분들을 모셔야 한다”고 밝혔다.

비대위와 당직 인선에 이른바 ‘789 세대교체론’이 적용되느냐는 질문에는 “생물학적 나이를 기준으로 한 세대포위론이나 세대교체론이라는 말은 그렇게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28일 본회의에 상정되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선 “총선용 악법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총선 시기인) 4월8, 9, 10일에도 계속 생중계한다는 거 아닌가. 총선을 그렇게 치르겠다는 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고, 국민 선택권 침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아직 통과가 안 됐으니, 거부권을 얘기할 단계도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여의도 정치 문법’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전날 취임 회견에서 민주당의 운동권 정치 세력을 청산 대상으로 언급하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비난한 것이 협치 정신에 어긋난다는 게 민주당의 지적이다.

민주당은 한 위원장 취임에 맞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을 수용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김건희 특검’을 촉구하는 여론이 우세하다는 판단에 따라 여권이 이를 거부할 경우 ‘김건희 호위무사’라는 프레임으로 한 위원장을 겨냥한 파상 공세에 나설 기세다. 김두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