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탄소중립시대, 재생아스콘 사용 늘려야”

2023-12-29     오상민 기자
정부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고 울산을 비롯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이에 대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도로 포장에 사용되는 아스팔트 콘크리트(아스콘)를 친환경적인 재생(순환) 아스콘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일 찾은 울산 울주군 웅촌면 대복리의 한 순환아스콘 생산공장. 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폐기된 시멘트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콘크리트 더미가 산처럼 쌓여있다. 폐아스팔트·콘크리트는 파쇄기에 들어가 고운 입자로 갈려진다. 입자는 계량기로 이동해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를 분리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분리된 입자와 유화제, 물을 일정 비율로 섞으면 유화아스팔트가 만들어진다. 이후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양생되면 비로서 단단한 아스팔트 형태를 띄게 된다.

순환상온아스콘은 기존의 아스팔트 포장법과는 달리 상온에서도 아스팔트를 깔 수 있는 친환경 포장공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골재 재활용 등으로 자연보호 및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고, 가열 공정이 없어 온실가스 저감 효과 등 친환경적인 장점이 있다.

기존 아스팔트보다 저렴한 가격과 단순환 공정으로 생산시설 투자비를 줄이는 등 경제적 효과도 있다.

조달청 가격 정보에 따르면, 가열해야 하는 순환아스팔트콘크리트는 1t당 8만3630원인 반면, 순환상온아스팔트콘크리트는 1t당 5만8340원으로 30% 가량 저렴하다.

또 가열 순환아스콘의 재활용 가능한 골재는 20~40% 정도지만, 순환상온아스콘은 70~95%까지 재사용이 가능하다. 도로 아스팔트는 일반적으로 보조기층-기층-표층 등으로 구성되는데 현재 상온아스콘으로는 기층 포설 단계만 가능하다.

실제 이예로 남구 옥동IC부터 울주군 갈티IC까지 1.2㎞ 구간의 기층이 순환상온아스콘으로 시공되는 등 시와 울주군 등에서 골재 일부를 상온아스콘으로 발주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재생 아스콘 구매 예산이 2021년 2억2000만원에서 올해는 11월까지 8억85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며 “정부 지침인 순환골재 사용량 40%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업체 한 종사자는 “순환상온아스콘은 국가품질기준 도로포장 지침 등 국가에서 정한 표준에 만족하고 있다”며 “또 가열공정이 없어 양생되는 과정에서 입자가 압축돼 도로 외부 열변화에 따른 소성변형에 강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건축자재에 대한 재활용 등으로 일부에서는 ‘골재 재활용은 위험하다’ ‘폐기물로 만들어져 믿을 수 없다’ 등의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한 대학교수는 “탄소중립시대에 대비해 순환 골재 사용 비율을 늘려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폐아스콘 내 유해화학 물질 포함 가능성 등 정부 차원의 면밀한 검토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