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시작은 소박하지만 끝은 원대하게! 울산 예술인의 소망
‘2024년에는 한층 더 성장한 예술인이 되어야지!’라는 소박하면서도 원대한 새해 목표를 세웠다. 역량에 대한 아쉬움은 내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제도적 방안의 필요성에 대한 고민은 커져만 간다. 2023년에는 문화예술교육 및 다양한 예술 활동에 기획자 또는 작가로 참여하며 나름 부지런히 1년을 보냈다. 연초는 지금처럼 예술 활동을 계획하며 주로 문화예술교육에 필요한 강의계획서와 관내의 예술지원 사업들에 공모할 지원서들을 작성한다. 그중 예술 지원사업은 예술이 가진 공공재적 가치를 인정하고 예술인들의 어려운 점을 지원해 예술적 성장을 돕는 제도이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작년에는 울산문화재단이 울산문화관광재단으로 통폐합되면서 의도와는 다르게 진통을 겪기도 했다. 게다가 울산예술지원 사업 중 전문예술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이 전면 중단되면서 많은 단체가 혼란을 겪었다. 특히 신생 예술단체나 젊은 작가로 구성된 단체의 경우 그 규모가 눈에 띄게 줄었고 활동의 영향력이 미미했다. 그나마도 하반기 문화도시울산의 지원 사업에 선정된 울산젊은사진가협회를 포함한 몇몇 단체들은 운이 좋은 편에 속했다. 올해는 일부 단체 지원 사업이 복원된다는 소식에 약간의 기대감을 걸어본다.
관내 소식은 아니지만 2023년 상반기 경기도에서 전해진 ‘경기도 예술인 기회 소득 지급’ 조례안이 도의회를 통과되었다는 소식은 고무적이었다. “문화예술인들은 창작활동이나 예술 활동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지만, 사회에서 받는 보상이 노력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라는 설명이 조례안의 의의를 그대로 드러낸다. 이 제도가 예술인에게 힘이 되는 이유는 금액을 떠나서 기회를 제공받고 창작의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공적 지원은 지역 내에 예술 활동의 구심점을 만들고 문화예술생태계의 구축을 앞당겨 사회적 가치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낸다.
문화도시 울산으로 나가야 할 방향과 지역 예술인의 의무와 권리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새해 계획을 세웠다고 그 계획을 하루 만에 모두 이룰 수는 없는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울산이 완성된 문화도시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 단계별로 준비하고 실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동력으로 울산 예술인은 스스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며 지자체에서는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무작정 지원해 달라는 생떼가 아니라 예술인과 지자체, 시민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예술 장치를 위한 당위성을 찾고 적용할 수 있는 근거를 함께 마련해 보면 어떨까. 2024년 울산 문화예술계의 활동은 아직 불투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예술적 가치를 위해 창작에 매진하고 있을 예술인과 다양한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을 지자체, 기쁘게 향유해줄 시민들과 함께 그 길을 모색해 나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지영 울산젊은사진가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