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곳곳 ‘꽉 막힌’ 소방차출동로 여전
2024-01-08 강민형 기자
7일 남구 울산시청 서문 일원 이면도로.
바닥 곳곳에 ‘소방차출동로’ 표시가 그려져있었지만 중형 소방차 1대가 지나기에 쉽지 않아 보였다.
거주자 우선주차 구역 등으로 4m 폭이 2.5m만 확보되거나, 5.5m가량의 넓은 도로는 도로 양 옆으로 주차된 차량으로 2.5m만 겨우 확보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앙로 213번길 일원. ‘ㅇ’아파트가 인접한 도로에도 ‘소방차출동로’가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3m 폭에 가로등, 전신주 등과 주차된 차량들로 실제 폭은 2m에 불과했다. 중형 소방차 폭이 2.3m인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진입자체가 불가한 상태다.
신정시장 건너편 팔등로~팔등로42번길은 이면도로로 진입하는 초입에 소방차출동로 표시가 돼 있었지만 차량 몇대가 글씨 일부를 가리고 불법 주차를 해둔 상황이다. 또 상당수 이면도로가 가로등, 차량 등으로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렵고 코너를 돌 때 폭이 확보되지 않아 진입 불가한 경우가 많았다.
소방청에서도 도로 폭 2m 이하는 진입불가, 도로 폭 3m 이상에 장애물 등으로 소방차가 100m 이내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는 진입곤란으로 판단한다.
지난해 울산에서는 화재로 12명이 숨지고 72명이 다쳤다. 화재 건수는 793건, 재산피해액은 243억7000만원에 달한다.
앞선 2022년도 923건의 사고로 6명이 숨지고 88명이 다쳤다. 재산 피해도 610억3555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의 고민도 깊다.
울산 소방당국은 장애 지역 개선을 위한 훈련과 상·하반기 차량 강제 처분 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긴급자동차 출동로 관련 협의도 7차례 진행했다. 하지만 유일한 개선책으로 꼽히는 도로 확장, 출동로 확보가 예산·주거환경 등 문제로 일시에 개선하는 것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출동로 구축을 위한 예산확보를 비롯해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해서는 보다 강력한 제재나 규제 수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소방 관계자는 “소방차 진입 장애 지역 개선을 위한 훈련과 점검을 병행하고 비상소화장치 등 초기 진화할 수 있는 장비를 확충하고 있다”며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