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운2지구 유적, 울산 중요 문화자산으로 삼아야
울산다운2공공주택지구 내에 청동기 시대 대형 주거지가 밀집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주거지는 한국 최초 환호유적으로 평가받는 검단리 유적에 필적해 이목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문화재청은 지난 2021년 6만1000㎡의 부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고 내부에는 전시관을 건립할 것을 의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LH는 공원 및 전시관을 건립한 뒤 이를 오는 2028년 울산시에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울산은 청동기 시대 유물·유적이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울산 검단리에서는 한반도에서 최초로 환호취락이 발견돼 고고학의 한 획을 그었다. 취락이 많이 발달돼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살기 좋은 여건이 갖춰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울산에서는 검단리 유적, 무거동 옥현유적, 방기리 유적, 천상리 유적 등 많은 취락이 발견됐다.
현재 다운2공공주택지구에서는 청동기 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분묘와 생산 등 1246기의 생활유구와 860점의 유물이 발굴됐다. 또 일부 구역에서는 대형 주거지가 밀집돼 있어 학술적인 가치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척과천 유적 3.5㎞ 범위 내에서 청동기 시대 대형 주거지가 밀집중복되어 있고, 마을 유적의 유구 수는 최대급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형적 여건으로 보아 울산 검단리 마을 유적에 필적할 만한 중요한 마을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검단리 유적에서는 환호를 비롯해 집자리 92동, 망루 추정 시설, 도랑 등이 확인된 바 있다. 문화재청이 다운2주택지구의 유적이 검단리 유적과 필적할 만하다고 하니 울산으로서는 또 하나의 문화재 자산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울산시는 그 동안 청동기 시대 유적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이를 홍보에 활용하지도 못했다. 옥현유적전시관의 경우 기원전 700년 무렵의 논터와 청동기 움집터, 환호 등을 재현했으나 관람객이 없다는 이유로 지난 2013년 문을 닫았다. 문화유적 가치에 대한 몰개념이 부른 참사가 아닐 수 없다.
문화재청과 LH가 이번에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하고 전시관을 건립하기로 한 것은 울산시민들에게 환영받을 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유적전시관을 쓸모없는 시설로 치부하고 결국에는 문을 닫게 하는 일이 다시 반복돼서는 안된다. 다운2지구는 중구와 울주군에 걸쳐 있는 곳으로, 많은 주민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울산시와 중구, 울주군은 이번 유물·유적 전시관을 잘 활용해 울산을 역사 깊은 도시로 잘 홍보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