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온양보람요양병원 매입 계약, 남부권 군립병원 설립 1차관문 넘어서

2024-01-08     차형석 기자
이순걸 울산 울주군수의 1호 공약사업인 남부권 군립병원 설립이 설립 예정지인 온양보람요양병원과 매입 계약을 체결하며 1차 관문은 넘었다.

7일 울주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달 말 온양보람병원 측과 병원 건물과 토지, 지장물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금액은 43억원이다. 양측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매입·매각가격을 놓고 이견을 보이며 협상에 난항을 겪어왔다. 지난해 9월 울주군의회 임시회에서 ‘울주 군립병원 건물 및 토지 매입’ 건 등을 담은 2023년도 제2차 수시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이 통과되며 첫 단추를 꿰었음에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자칫 물건너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전망도 나왔으나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군은 오는 4월 중에 소유권 이전 등 최종 인수 작업을 완료할 방침이고, 이와 함께 병원 운영을 맡을 위탁기관 공모에도 나설 예정이다. 상반기 중으로는 위탁운영기관 모집 선정을 끝내고, 내년 상반기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 내년 하반기 개원한다는 계획이다. 응급실을 포함해 4~6개 진료과에 40~80병상 규모다.

하지만 병원 운영의 최대 관건인 위탁병원 선정이 계획대로 이뤄질 지가 미지수다. 군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전 조사차 지역의 주요 대형병원들을 방문해 의견을 타진한 결과 대부분의 병원들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국적으로도 ‘서울보라매병원’ 등 수도권 대도시 소재 몇 곳을 제외하면 공공병원들이 대부분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의 공공병원인 부산의료원도 지난해 적자 규모가 최대 1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위탁운영을 꺼리는 이유 중에는 의료 인력 수급 문제도 있다. 수도권 메이저 대형병원들을 제외하면 각 병원들마다 의사 등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위탁을 맡게 되면 기존 병원의 의사들을 보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위탁운영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는 모르겠으나 병원마다 의사, 간호사 인력 수급 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공모에 참여하는 곳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군 관계자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위탁운영을 위한 구체적 방식 등을 도출해 전국을 대상으로 입찰 공고를 할 계획”이라며 “내년 하반기 개원을 목표로 차근차근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