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급증하는 MZ세대 대장암, 식습관 변화 시급

2024-01-10     전상헌 기자
대장암은 흔히 ‘서구형 선진국암’이라고 한다. 이는 서양인이 고열량 음식을 많이 먹고, 섬유질은 별로 섭취하지 않아 대장암에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서양인보다 아시아인은 대장암 발병이 적었으나, 최근 우리나라는 식생활이 서구화로 되면서 발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대장암에 대해 김혜영 울산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젊은층 발병률 증가

최근 눈에 띄게 급격히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대장암은 대장에 생긴 암세포로 이루어진 악성 종양을 의미한다. 우선 대장은 크게 결장과 직장으로 구분한다. 암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는 암을 결장암, 직장에 생기는 암을 직장암이라 하고, 이를 통칭해 대장암 또는 결장 직장암이라 한다. 대부분 대장 점막에서 생기는 양성 혹인 선종에서 암으로 진행하는 선암이고, 드물게 신경내분비 종양이나 림프종 같은 것도 생길 수 있다.

이런 대장암은 국내 발병률과 암 사망률이 3위를 차지한다. 이는 발병 위험 요인인 50세 이상 연령, 식생활, 비만, 음주, 흡연 등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식생활을 보면 돼지고기와 소고기 같은 붉은 고기를 다량 섭취하거나, 햄이나 베이컨 같은 육가공품 등을 즐기면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하지만,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아닌 젊은층 중에서도 대장암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배달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기름진 인스턴트 음식을 즐기는 일이 일상화되고, 비만, 음주 등으로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김혜영 울산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50대 이상은 증상이 없어도 건강검증으로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지만,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20~30대 MZ세대는 변비, 체중감소 등 대장암 증상이 나타나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젊다고 안심할 수 없기에 항상 대장암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생활 습관과 식생활 교정은 물론, 몸에 이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 암검진 사업 적극 활용

대장암에 걸렸을 경우 주요 증상은 배변 습관의 변화, 설사, 변비, 혈변, 점액변, 복통 등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초기에 대장암이 의심되는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 때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대장암이 아니더라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대장암만의 특이한 증상이라고는 볼 수 없다. 심지어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대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 중 아무런 증상이 없었지만, 건강검진에서 대장암이 발견된 사례도 많다. 따라서 국가에서 암 검진 사업을 하고, 대장내시경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침묵의 대장암을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검사는 분변 잠혈검사와 대장내시경 검사가 있다.

분별 잠혈검사는 대변에서 피가 검출되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간단하지만 대장내시경에 비해 진단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대장암이 있는데도 출혈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고 나오거나, 대장암이 없는데도 치질이나 게실 같은 질환에서 출혈을 동반하고 있다면, 분변 잠혈검사에서 이상이 있다고 나오기도 한다.

가장 좋은 검사는 대장내시경 검사다. 장 전체 관찰이 가능하고 조직검사까지 동시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45세가 되면 증상이 없더라도 대장내시경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김 교수는 “대장암이 없더라도 이상이 있는 경우 3~5년마다 추적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분변 잠혈검사와 대장내시경 검사는 모두 국가 암검진 사업으로 50세 이상이면 매년 한 번씩 분변 잠혈검사 후 이상 소견이 있으면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낙담 말고 적극 치료 필요

대장암 치료는 점막 또는 점막하층암과 같이 조기 대장암의 경우 내시경적 절제술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진행되면 수술과 항암치료, 혹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수술이 가능 여부다. 항암치료의 경우 수술 후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한 보조적 치료로 시행하거나 전이나 재발이 있어 수술할 수 없는 경우, 질병의 진행을 늦추고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완화적인 목적으로 항암치료를 하기도 한다.

항문에 가까운 직장암의 경우, 수술 전 항문을 살리기 위해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동시에 시행해 암의 크기를 줄이거나, 직장암 수술 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방사선 치료를 할 수도 있다.

대장암 수술 후에는 한 달 이내 과식을 하지 않고 저잔사식(섬유소 함량은 낮지만 변의 용적을 증가시킬 수 있는 음식도 제한하는 식이요법)으로 장기능의 회복을 돕는 것이 좋다. 주로 껍질 있는 것, 단단한 것, 질기거나 기름기 많고 강한 양념이 된 음식을 피하면 된다. 물론 1~2달 후 증상이 좋아지면 일반 식사를 하면 된다.

김 교수는 “젊은층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장암은 여전히 고령의 환자가 많다. 처음 진단받고 수술이나 항암치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포기하지 말기 바란다”며 “최근에는 표적치료제를 포함한 항암제 외에도 좋은 여러 보조 약제가 많아 부작용을 어느 정도 관리하며 항암치료를 할 수 있다. 발생을 막기 위해 예방도 중요하지만, 낙담하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상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