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시간 되면 사고날까 무서워 집 밖으로 못나가”
울산 북구청이 연암동 원연암마을 일원 굴다리 통행을 제한하자, 차량들이 마을 골목길을 우회도로로 사용하면서 주민들이 안전위협을 호소하고 있다.
9일 북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연암정원의 지방정원 추진 및 안전한 정원 환경 조성을 위해 울산경제일자리진흥원 맞은편 굴다리~효암로 입구간 연암정원 내부도로에 대해 통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울산경제일자리진흥원 맞은편 굴다리 출입구에 볼라드가 설치됐다. 이 도로를 이용해 온 운전자들은 우회도로로 원연암마을을 관통해 효암로로 진입하고 있다.
이날 현장을 둘러 본 결과, 굴다리 하부의 넓은 입구와 대비되게 마을 안으로 들어갈수록 길이 점차 좁아져 차량통행 자체가 아찔해 보였다. 특히 주택이 밀집한 골목은 폭이 2m 남짓해, 포터나 대형 SUV 차량의 경우 겨우 지나가거나 다시 후진해 되돌아 가야할 상황도 발생한다. 대형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마을 주민들은 길을 비켜서거나 주택 안으로 몸을 피해야 하는 처지다.
주민 권선녀(77)씨는 “저 아래 굴다리가 막히고서 차들이 다 이 좁은 골목길을 통해 지나간다”며 “인근 산단 직원들이 출퇴근하는 시간, 특히 저녁에는 사고가 날까 무서워서 골목 밖으로 나가지를 못한다”고 토로했다.
특히 절대다수가 노인들로 이뤄진 마을 주민들은 안전을 이유로 마을 일원을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원연암마을에는 51가구, 73명 거주 중이다. 그간 연암정원의 어린이, 장애인, 노인 등 노약자 이용 증가에 따른 안전 대책 요구 및 이용 불편에 대한 다수 민원 발생했다.
정원 내부도로가 도시계획시설 상 ‘완충녹지’여서 교통환경영향 평가와 같은 사전 검토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도로 통제 이후, 내부도로를 통해 효암로로 진입하던 운전자들이 1㎞를 돌아가기보다 180m 떨어진 마을 입구를 통해 효암로로 진입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북구청은 예상치 못한 파급효과가 발생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우리도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난감하다”며 “내부도로 출입을 막으면 당연히 우회도로를 이용할 줄 알았다.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에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