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3인방 이어 이낙연까지…민주 탈당행렬

2024-01-11     김두수 기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주 들어 잇따른 탈당 행렬로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22대 총선을 90일 앞둔 시점에 ‘원칙과 상식’ 소속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들과 이낙연 전 대표가 연이어 당을 떠나겠다고 선언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추가 탈당 등 원심력 차단을 고심할 수밖에 없게 됐다.

‘원칙과 상식’ 4인방 중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방탄·패권·팬덤 정당에서 벗어나자고 호소했지만, 거부당했다”고 탈당의 변을 밝혔다.

다만, 이들과 함께 행동하던 윤영찬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을 재건하겠다”며 잔류했다.

이 전 대표는 11일 탈당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현역 의원 3명의 탈당 결행에 이어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까지 지낸 전직 당 대표가 하루의 시차를 두고 탈당을 예고하자 당은 적잖이 당황하는 기류가 읽힌다. 이들의 탈당은 이미 예견된 시나리오이긴 하나, 그것이 현실화하자 당내에서는 과거 분당 사태 등의 기억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이 때문에 당 지도부와 동료 의원들은 이날 아침까지도 탈당파 3인방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욱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의 측근은 아니고 몇몇 의원들이 조기 통합 선거대책위를 중재안으로 가져왔다”고 전했다. 계파를 망라한 선대위를 일찌감치 띄우는 방안이었으나, 원칙과 상식은 이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통합 비상대책위를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당 안팎의 관심은 추가 탈당자가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당내에선 당장 이들의 뒤를 잇는 현역 의원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 중진 의원은 “당 밖에 영향력 있는 신당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현재는 더 탈당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등이 신당을 추진 중이지만, 이들의 제3지대 연대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탈당하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탈당한 비명계 의원들과 이 전 대표가 의기투합해 신당을 만드는 시나리오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에서 신당의 위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서둘러 신당을 만들어 세력을 키운다면 향후 당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이 합류할 가능성은 여전히 잠재 변수로 남게 된다.

또한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신당이 중도층 표심에 미칠 영향력, 선거제 개편 논의에 따라 제3지대 세력이 비례 신당 또는 선거연합 전술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이다. 김두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