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작년 역대급 실적, 영업이익 1위 삼성전자 제칠듯

2024-01-17     신형욱 기자

현대차와 기아차가 다음 주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 15조원 돌파가 전망된다. 삼성전자를 제치고 상장사 중 영업이익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이목이 쏠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레저용 차량(RV)과 친환경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호조에 힘입어 합산 영업이익 27조원대의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3개월 내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162조7353억원, 15조3984억원이었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하면 현대차는 사상 첫 ‘영업이익 15조원 돌파’를 기록하게 된다. 지난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기존 연간 영업이익 기록은 2022년 9조원대였다.

기아는 지난해 매출 100조9240억원, 영업이익 12조761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 역시 사상 첫 ‘영업이익 10조원 돌파’이자, 새 회계기준 도입 후 최대 실적이 된다.

두 기업의 예상 영업이익을 합치면 27조4745억원에 달한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22년(합산 영업이익 17조529억원)보다 무려 10조원 이상 많은 것이다.

이미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1~3분기 누적만으로도 20조원을 넘어섰다.

두 기업의 연간 합산 매출액도 역대 최대치인 263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14년 연속 ‘영업이익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상장사 중 1위와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54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대차·기아가 역대급 실적을 거둔 요인으로는 미국 등으로의 수출 증가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제네시스·RV(레저용 차량) 등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 호조 등이 꼽힌다.

실제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연간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과 비교해 31.1% 증가한 709억달러로 집계됐다.

역대 최다였던 2022년 541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으로, 700억달러 돌파 역시 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친환경화, 전동화 추세에 맞춰 고가의 친환경차 수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편 한국 자동차업계의 판단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친환경차 수출 대수는 전년보다 31.3% 증가한 72만9000대, 수출액은 50.3% 늘어난 242억달러로 각각 역대 최다였다.

전기차가 전년 대비 58.1% 늘어난 34만9000대 수출로 친환경차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이브리드차는 9.3% 증가한 31만5000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40.9% 증가한 6만5000대가 각각 수출됐다.

고가의 친환경차 수출 호조로 자동차 1대당 수출 단가는 2만3000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최고인 2022년 2만1000달러에서 약 10%(2000달러) 높아진 것이다.

신형욱기자·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