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학생 건강 지키는 ‘천원의 아침밥’, 외부지원 계속되길

2024-01-22     경상일보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017년 대학생 아침식사 문화 조성을 위해 도입한 ‘천원의 아침밥’이 올해부터 2배로 확대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천원의 아침밥’ 사업 예산을 48억4600만원으로 책정, 지난해 25억원보다 2배 가량 늘렸다. 이에 올해 혜택을 보는 학생 수도 전국적으로 450만명으로 증가한다. 그러나 올해 식재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대학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강릉에서 열린 ‘청년과의 대화’ 행사에서 “공부하는 학생은 누구나 아침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스쿨 브렉퍼스트’ 개념을 도입해 지원하겠다”고 말해 학생들에게 희망을 줬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재정을 최우선으로 투입한다는 국정철학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윤 대통령의 ‘스쿨 브렉퍼스트’ 개념이 어떤 것인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낸다.

학생들에게 아침밥은 매우 중요한 의미는 지닌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16일 발표한 ‘2022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비율이 34%, 20대의 경우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령기 또는 경제활동인구인 12세 이상 49세 이하에선 46.3%가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3년 정밀영양협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 2회 이하로 아침 식사를 하는 그룹의 비만 유병률이 13.9%로, 주 5회 이상 아침 식사를 하는 그룹의 비만 유병률 9.8%보다 높았다. 또 아침 식사 결식이 잦을수록 고혈압, 총콜레스테롤, 공복혈당, 인슐린저항성 수치 등도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지역 대학 가운데 울산대학교와 UNIST는 정부로부터 공문이 내려오면 1차 모집에서부터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물가가 계속 오르는만큼 정부 지원금이 증액되지 않는 한 앞으로 식사의 질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천원의 아침밥’은 정부와 학생이 각각 1000원씩 부담하면 나머지는 대학이 자체 예산으로 충당하는 사업으로, 한 끼에 적게는 3000원부터 많게는 6000원으로 책정돼 있다. 대학 재학 시기는 식욕이 가장 왕성한 시기일 뿐만 아니라 학습에 에너지가 많이 소요되는 시기다. 각 지자체의 지원은 물론 동창회 등 외부 단체의 지원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