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한동훈 난기류…韓 ‘마이웨이’ 재천명
2024-01-23 김두수 기자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한 입장차로 윤 대통령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은 한 위원장이 22일 ‘마이웨이’ 입장을 확고히 하면서다. 특히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던 5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 불참했다.
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불참 결정 배경을 두고 대통령실 안팎에선 한 위원장 거취를 둘러싼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 간 정면충돌 여파 탓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연장선에서 총선을 앞둔 울산지역 여권도 여론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권부의 시그널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참석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내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전날 관련 언론 보도와 관련해 “국민 보고 나선 일, 할 일하겠다”며 공식 입장을 발표한 데 이어 사퇴 요구를 재차 일축하며 당헌·당규에 6개월로 정해진 ‘비대위원장 임기 완주’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이는 총선이 70여일 앞둔 상황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홀로서기’ 행보를 시작하겠다는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사시절부터 오랫동안 윤 대통령을 직속상관으로 모셨고, 현 정부가 출범하자 초대 법무장관으로 발탁되며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여겨진 그가 사실상 정치적 독립을 선언한 셈이다.
특히 한 위원장은 전날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전달된 사퇴 요구가 과도한 당무 개입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해, 대통령의 사퇴 요구가 있었고 이를 거부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는 김 여사 명품백 논란,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 사천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인식이 윤 대통령과는 다르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한 위원장은 이번 갈등의 원인으로 거론되는 김 여사 논란에 관한 입장에 변화가 있는지를 묻자 “내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며 ‘국민 눈높이’가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부각했다.
김 비대위원 역시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내 거친 언행이 여러모로 불편함을 드린 점이 있었다”며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발언 등을 사과했다. 하지만 회의 후 입장 변화 여부를 묻자 “계속 같은 생각이다. 문제를 거칠게 나눈다면 나는 변한 게 없다”고 했다.
한 위원장과 김 위원의 이날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에서는 아직 특별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대응책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비대위원장이 궐위되면 후임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방법도 당헌·당규상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결국 김 여사 관련 논란이 어떤 식으로든 정리되지 않는 한, 여권을 혼돈으로 몰고 있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충돌 양상이 출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두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