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공기저항 줄여 주행거리·안정성 개선

2024-01-24     이춘봉
공기 저항을 줄여 전기자동차의 주행 거리와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현대자동차·기아는 내구성과 성능 테스트를 거쳐 양산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현대차·기아는 고속 주행 시 발생하는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액티브 에어 스커트(Active Air Skirt, 이하 AAS)’ 기술을 23일 공개했다.

AAS는 차량 속도에 따라 가변 작동된다. 고속 주행시 범퍼 하부를 통해 유입된 공기의 흐름을 조절해 차량 휠 주변에 발생하는 와류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이다.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더 나은 주행 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동력 성능과 주행 안전성, 주행 소음(풍절음)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차와 공기 역학의 관계가 더욱 중요해지는 추세다.

AAS는 차체 전면부 범퍼와 양쪽 앞 바퀴 사이에 장착돼 평상시에는 숨겨져 있다가 공기 저항이 구름 저항보다 커지는 시속 80㎞에서 작동하고 시속 70㎞에서 수납된다.

AAS가 전면을 완전히 가리지 않고 타이어 앞쪽만 가린 이유는 E­GMP 플랫폼의 특수성과 연관이 있다. 플랫폼 바닥이 편평해 타이어 부분만 가리는 것이 공력 효과 개선에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 차체를 노면 쪽으로 누르는 힘인 다운포스를 강화해 차량의 접지력을 향상시키고 고속 주행 안정성을 높여주는 역할도 가능하다.

AAS는 시속 200㎞ 이상의 고속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다. 하단부에 고무 재질이 적용돼 고속으로 주행하는 경우 외부의 물체가 튀어 파손될 수 있는 위험을 낮춤과 동시에 결합 강건성을 확보한 덕분이다.

현대차·기아는 AAS를 제네시스 GV60에 탑재해 시험한 결과 공기저항계수(Cd, Coefficient of Drag)값을 0.008 낮춰 2.8%의 항력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이는 약 6㎞의 추가 항속거리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치다.

현대차·기아는 관련 특허를 한국과 미국에 각각 출원했다. 또 내구성 및 성능 테스트를 거쳐 양산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AAS 기술은 공력 성능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SUV와 같은 모델에서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공기역학 성능 개선을 통해 전기차의 주행 성능과 안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