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강’ 태화강, 유네스코 우수하천에
2024-01-24 석현주 기자
울산시는 태화강이 국내 처음으로 유네스코 생태수문학 시범유역(UNESCO Ecohydrology Demonstration Site)으로 선정됐다고 23일 밝혔다.
생태수문학 시범유역은 지구적 물 위기를 극복하고 생태수문학적으로 우수한 하천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유네스코 측이 선정한다.
해당 하천의 관리 기법, 우수 기술을 세계에 전파하는 게 주목적이다. 현재까지 26개국 37개 생태수문학 시범유역이 선정됐다. 국내에선 이번이 첫 선정 사례인데, 태화강과 국가하천 대전 ‘갑천’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시는 2022년 10월 유네스코 전문가회의에서 태화강이 시범유역 추천지로 선정됨에 따라 시범유역 제안서를 제출했다.
그해 12월 유네스코 전문가 심사단 평가, 2023년 10월 유네스코 생태수문학 전문가평가단 심사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말 시범유역 선정이 결정됐다.
전문가평가단은 태화강 종합계획에 따라 수질을 개선하는 동시에 콘트리트 둔치를 자연형 호안으로 변화시켜, 수생태계 건강성을 회복하면서 새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이런 노력으로 국내 최대 도심 철새도래지로 변모해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의 국제 철새이동경로 네트워크 사이트에 등재된 점 등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울산시는 올해가 에코폴리스(친환경 도시) 울산 선언 20주년이 되는 해여서 생태수문학 시범유역 선정 의미가 더 크다고 평가했다.
시는 급격한 공업화와 도시화로 수질이 5급수로 변한 태화강을 다시 살리기 위해 2004년 ‘에코폴리스 울산’을 선언하고 생태도시로 전환을 시작했다.
2005년 태화강 종합계획을 수립해 10여년 동안 7554억원을 투입, 태화강 살리기에 매진했다. 시민과 기업, 행정기관이 한마음으로 수질 개선, 친환경 생태공간 조성, 친수공간 조성 등 50여개 사업을 펼쳤다. 태화강으로 찾아온 물고기들을 보호하고자 낚시 금지구역을 지정하고, 야생동물보호구역을 설정하는 등 생물다양성 증진에도 노력했다.
그 결과 봄에는 황어, 여름에는 은어, 가을에는 연어가 돌아오고, 까마귀와 백로 등 새들도 태화강을 찾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 끝에 태화강은 2021년 국내 17번째, 국제적으로는 150번째로 국제 철새이동경로 사이트에 등재됐다. 또 자연형 하천과 친수공간을 갖춘 태화강은 국내 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태화강은 지속 가능한 관리와 이용의 모범적 사례로 꼽히며 지난해에만 5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기록을 세웠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유네스코와 함께 태화강을 살려낸 역사와 기술, 그간의 노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집중하고, 부족한 부분은 더 개선해 세계적인 친환경 하천으로 이름나도록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