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거대 도시숲 변신

2024-01-31     신동섭 기자
울산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에 축구장 14개 규모의 도시숲이 생겼다.

숲 조성에 지자체는 물론 기업과 시민단체, 지역 시민들이 힘을 모아, 향후 국내외 도시숲 조성의 모델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울산 북구는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를 활용해 조성하는 울산숲(기후대응 도시숲) 1·2구간 조성 공사를 마무리하고 30일 옛 호계역에서 준공식을 개최했다.

울산숲은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를 활용해 경주시계부터 명촌교까지 면적 90.4㏊, 길이 15.6㎞ 규모다. 울산숲은 크게 기후대응 도시숲(경주시계~옛 호계역), 행정타운숲길(옛 호계역~북구청 남문), 생명화합의숲(연암지방정원~명촌교)으로 구분된다.

기후대응 도시숲은 총 122억3800만원(산림청 기후대응기금 61억1900만원, 시비 30억6000만원, 구비 30억5900만원)이 투입돼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경주시계부터 송정지구까지 조성되는 13.4㏊, 6.5㎞ 대규모 도시숲이다.

기후대응 도시숲은 총 3개 구간으로, 1구간 이화정구간(경주시계~중산교차로), 2구간 신천·호계구간(약수마을~호계), 3구간 송정구간(송정지구)이다. 지난해 5월 공사를 시작해 지난 연말 1·2구간 공사를 마무리했다. 3구간 공사는 올해 진행 예정이다.

1구간인 이화정구간은 면적 3.7㏊, 길이 1.6㎞에 울산과 경주의 경계 지역인 ‘나들목숲길’을 테마로, 울산 시목인 대나무와 이팝나무. 단풍나무를 심어 백년가로숲길을 조성했다.

2구간인 신천·호계구간은 면적 6.5㏊, 길이 3.6㎞에 꽃, 그늘, 낙엽을 느낄 수 있는 ‘사계절비단숲길’을 테마로 메타세쿼이아, 가시나무 등 키가 높이 자라는 나무와 4계절 다양한 꽃과 단풍을 볼 수 있는 나무를 심었다. 또 철도 레일 일부를 복원해 과거 철길을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각 구간에는 보행자 전용 산책로와 벤치, 앉음벽 등을 설치해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2024년 말 준공 예정인 3구간(송정)은 면적 3.2㏊, 길이 1.3㎞로 조성될 예정으로 물소리를 들으며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물향기숲길’을 테마로 수수꽃다리, 목서나무 등을 심을 계획이다.

이 밖에 생명화합의숲의 일부 구간인 진장동 효문사거리 버스정류장 일원에는 카카오메이커스가 1억9700만원의 기금을 조성·기부해, 울산생명의숲이 2500여 그루의 나무를 심고 휴식공간을 조성하는 카카오메이커스 도시숲을 조성했다.

또 현대자동차 노사가 울산숲 연계 프로젝트인 ‘아이오닉 포레스트’ 조성을 위해 공익법인 백년숲에 1억5000만원을 기탁하는 등 민간 기업들도 울산숲 조성을 위해 일조하고 있다.

숲운동 전문단체인 울산생명의숲은 지난 2022년 북구청과 도시숲 활성화를 위한 공동사업 추진 업무협약을 맺고 도시숲 조성·관리, 기술개발·연구, 주민·기업 단체 참여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박천동 북구청장은 “울산숲 조성으로 100년간 동서로 나뉘어져 있던 북구가 하나가 됨은 물론 기후 위기 대응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울산숲이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하도록 숲 보전과 관리에도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