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6년만의 도시지역 확장, 울산 성장의 바로미터 된다

2024-02-02     이재명 기자
울산시가 광역시 승격 이후 26년만에 처음으로 도시지역을 대폭 확장한다. 시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2030 울산도시관리계획 재정비안’을 8일자로 공고한다. 이번에 시가 공고한 내용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광범위하고 다소 공격적인 것이어서 주목을 끈다. 특히 이번 재정비안은 ‘울산의 지속적인 성장’을 염두에 두고 수립한 것이어서 앞으로 도시확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에 따르면 이번 재정비안은 크게 4가지 테마로 요약된다. 4가지는 △더 큰 울산을 위한 성장 기반 마련 △기업도시 울산을 위한 규제 개선 △울산 사람이 살기 좋은 정주 여건 개선 △미래도시 울산을 위한 혁신적 제도 도입 등이다. 도시관리계획 재정비는 도시 여건 변화에 맞춰 도시공간을 합리적·체계적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말하는데, 이번 재정비안에는 시가 추진하는 4가지 혁신 과제가 다 들어 있다.

우선 광역시 승격 이후 26년만에 도시지역을 서울산권으로 확장한 것이 눈에 띈다. 울산은 그 동안 시내권역만 도시지역으로 분류돼 있었으나 이번 재정비안이 통과되면 비도시지역으로 묶여있던 선바위 일원(UNIST)부터 언양 일원(반천산단)까지 서울산권 810만㎡이 도시지역으로 전환된다. 비도시지역이 도시지역으로 바뀌면 민간 및 공공개발이 가능해져 도시의 운용 범위가 크게 확대된다. 특히 서울산지역은 기존 도시지역과 단절돼 있어 문제가 많았는데, 이번에 도시지역이 확대되면 울산 전체에 대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개발이 가능해진다.

태화강 국가정원 일원에 관광숙박시설을 허용한 것도 눈길을 끈다. 가뜩이나 문화관광 시설이 부족한 울산에 그나마 국가정원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지만 숙박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관광철만 되면 애를 먹는 게 울산의 현실이다. 아직은 현실화시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재정비안에 일단 숙박시설 허용을 명기해놓은 것은 통찰력 있는 혜안이라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이번 재정비안에는 문수로변 시가지경관지구 조정을 통한 구도심 활성화, 취락지구 정주여건 개선, 제1종일반주역지역 공동주택 시범구역 설정 등도 주목할 만하다.

도시계획은 시민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바탕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번 재정비안은 기업투자와 인구증가, 정주여건 개선이라는 목표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현실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는 열쇠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도시계획이 ‘계획’으로만 끝나면 이보다 공허한 것도 없다. 울산시장은 이번 계획에 충분한 힘을 실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