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수주 청신호 켜졌다

사우디 국영 ‘아람코’ 발주사업 참여자격 얻어
향후 6년간 23조6600억 규모의 시장 열릴 전망

2020-03-05     이형중 기자
지난 연말부터 조선분야 수주회복세를 보이던 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하는 해양플랜트 사업에 참여할 자격을 얻어 해양플랜트수주 전망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

5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24~25일 사우디 담맘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아람코와 장기공급계약(LTA)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 LTA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아람코가 소유한 해상 유전·가스전 관련 각종 사업에 참여할 자격을 얻게 됐다.

이번 LTA는 전 세계 10개 회사가 체결했는데, LTA를 맺은 업체들만 아람코가 발주하는 석유·가스전 공사와 파이프라인 등 각종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아람코가 올해부터 6년 동안 100개 이상의 해양 유전·가스전 고정식 플랫폼 설비 관련 공사를 발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6년간 매년 30억달러(약 3조5500억원) 이상의 해양플랜트 관련 발주가 이어져 총 200억달러(약 23조6600억원) 규모의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아람코는 지난해 12월 현대중공업지주로부터 현대오일뱅크 지분 17.0%를 인수하고 2.9%를 콜옵션 보유하는 등 현대중공업과 협력관계를 넓히고 있다.

현대중공업측은 “아직 구체적인 수주 논의가 이뤄지는 단계는 아니지만 LTA 체결로 앞으로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협력관계를 기점으로 현대중공업의 해양플랜트 분야 사업성 강화가 이뤄질지 관심이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5년간 수주한 해양플랜트는 단 1건에 불과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8년 10월 미국의 석유개발업체인 MOC로부터 4억5000만달러 규모의 킹스키(King’s quay)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S) 공사를 수주했다.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 프로젝트 이후 약 4년 만의 수주였다.

킹스키 공사는 미국 멕시코만에 설치되는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로, 길이 88.8m, 폭 88.8m, 높이 72m에 총 중량 2만여t 규모다.

현대중공업은 2021년 상반기에 이 설비를 인도할 예정이다.

조선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신종코로나 우려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당분간 해양플랜트 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면서 “이번 해양플랜트 사업참여가 수주회복에 어느정도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이라고 전망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