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청산론’ 둘러싼 여야 공방 격화

2024-02-14     김두수 기자
여야 지도부가 50여일 앞으로 바짝 다가온 4·10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상대의 아킬레스건을 파고들며 집중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586과 연관지어 독립운동가를 빗댄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반격을 가하면서 거친 공방을 펼쳤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13일 운동권 출신 정치인을 독립운동가에 비유한 민주당 홍 원내대표를 향해 “그분들(독립운동가)이 돈봉투 돌리고, 재벌한테 뒷돈 받고, 룸살롱 가서 여성 동료에게 쌍욕 했나”라고 반문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운동권 특권세력이 과연 우리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있게 헌신한 독립운동가들과 이미지가 같나. 반대 아닌가”라고 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로 구속기소 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5·18 전야제 때 광주 ‘새천년 NHK’ 룸살롱에 갔다가 이를 지적한 동료 여성 정치인(임수경)에게 욕을 한 민주당 우상호 의원 등을 가리킨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어 “갖다 댈 걸 갖다 대야지,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자기들과 독립운동가가 뭐가 비슷하다는 건가. 좋은 건 자기들끼리 다 해먹고 있지 않나. 앞으로 586이 786 될 텐데, 독립운동가들이 그런 분들인가. 만주에서 그렇게 살았나”라고 따졌다.

한 위원장은 자신의 ‘운동권 특권세력 청산론’이 해방 직후 친일파의 논리와 똑같다고 한 홍 원내대표의 주장에 “민주당은 뻑하면 이런다. ‘국뽕정치’를 하기 위해서 친일파 대 독립운동, 이런 이미지를 자꾸 사용한다. 본인들과 정말 안 어울린다”고 반박했다.

그는 ‘독립운동가가 제대로 된 교육을 못 받았다’고 한 홍 원내대표의 발언에도 “만주에서 독립운동 하시던 분들이야말로 살아있는 교육을 받은 것 아닌가. 되지도 않는 비유를 하다 보면 그분들을 폄훼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돈 봉투 주고받고 룸살롱 드나들고 쌍욕 잘하는 기준으로 보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한 정치검사 일당들이 정치권 청산 대상 1순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위 여당의 운동권 청산론이 친일파의 독립운동가 청산 논리랑 똑같다는 제 발언에 여당은 난데없이 막말이라며 사과를 요구하더니 한 위원장은 더 히스테리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특히 그는 “민주화 운동했던 사람들이 룸살롱을 많이 갔나. 정치검찰들이 룸살롱을 많이 갔나. ‘윤 대통령의 동영상’으로 그 쌍욕은 잘 드러났다”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가 주장한 ‘윤 대통령 동영상’은 지난 2022년 윤 대통령의 방미 당시 한 방송 보도로 자막 왜곡 논란과 비속어 논란이 일었던 사안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어 “아마도 정치 검사들의 정치권 진출을 위해 동원한 혐오와 흑색선전이 들킨 모양이다. 권력에 빌붙어서 인권과 정의는 버리고 민주화 운동가들을 고문, 구속, 탄압, 처벌하는 데 협력해 온 정치 검사들이 자신들의 권력욕을 위해 민주화 운동을 욕보이는 것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