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대왕암 낙화암’ 콘텐츠 보강해야

2024-02-16     오상민 기자
“대왕암 낙화암을 아시나요.”

울산 동구 비지정 향토문화재인 낙화암이 천혜의 관광단지인 대왕암공원 초입에 위치하고 있으나, 관광안내판에 가려져 방문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동구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동구 옛 문화유산이 잊혀지는 등 콘텐츠 보강 마련을 통한 인식 재확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찾은 대왕암공원. 공원 초입부터 산책나온 주민들이나 출렁다리를 이용하는 방문객 등이 곳곳에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입구에 설치된 관광안내판을 보고는 뒤에 위치한 낙화암은 확인하지 못한 듯 지나쳐 간다.

한 방문객은 “낙화암 안내판, 시 소개판 위치 조정 및 크기를 키워 관광객들의 눈에 쉽게 띄었으면 한다”며 “공업도시라는 이름이 무성한 울산이라는 곳이 문화유산들이 있는 곳임을 알림과 동시에 홍보 효과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낙화암은 동구에 조선소가 들어서기 전 미포만 백사장 한가운데 솟아 있던 바위로, 1970년대 초까지 지역 주민들의 쉼터역할을 했다. 조선소가 건립되면서 낙화암은 한 때 파괴 위기에 놓였으나, 옛 한국프랜지(현 한국무브넥스) 고(故) 김영주 회장 사저에 낙화암 쌍바위를, 또 낙화암 암각석은 동구 내 조선소 안에 보존하게 됐다.

이후 지난 2017년 낙화암을 대왕암공원 입구로 이전하며 40여년간 떨어져있던 쌍바위와 암각석이 제 모습을 찾게 됐다.

특히 낙화암은 바위 표면에 동구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노래한 한시가 새겨져 있어 지난 2018년에 동구 비지정 향토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동구에는 낙화암을 비롯해 방파제축조기념비, 성세빈 선생 송덕비 등 12건의 비지정 향토문화제가 등록되어 있다.

다만 올해 동구 비지정문화재의 관리 예산은 650만원 수준인데다, 콘텐츠 보강 계획도 잡혀있지 않은 만큼 대부분 주민들로부터 잊혀지고 있는 실정이다.

동구 관계자는 “보존을 위해 환경 정비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비지정문화재도 알려질 수 있도록 콘텐츠 개선 등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