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학성공원 물길복원 사업, 울산 랜드마크 충분하다

2024-03-14     경상일보

학성공원 주변을 360도 수로(水路)로 둘러싸는 ‘학성공원 물길 복원사업’이 추진된다. 학성공원 일대는 400년 전 태화강과 연결된 수상교통의 중심이자 임진왜란의 현장이었다. 이 물길이 제대로 복원된다면 학성공원과 인근 태화강은 울산의 새로운 명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역사와 문화를 함께 갖춘 울산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사업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만큼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울산시는 총사업비로 5863억원을 추산하지만 물가 인상 등은 감안하면 사업비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공사기간도 최장 10년 이상 길어질 공산이 크다. 시는 민간개발을 우선 추진한 뒤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개발이익 환수를 통해 재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또 용도·건폐율·용적률 등을 크게 완화하는 ‘도시혁신구역’ 제도 등을 활용해 학성동 일대 재개발을 함께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학성공원 물길 복원사업은 단 기간 내에 끝낼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시민들에게는 역사·문화·관광 등의 측면에서 꼭 필요한 사업이다. 특히 태화강과 학성공원은 국가정원과 연계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물길 복원 사업이 완료되면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다 학성공원은 태화강 하류 삼산·여천 매립장 파크골프장과도 가까워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이점이 있다.

학성공원은 임진왜란 때 전투를 치른 역사의 현장으로, 일대 물길은 약 400년 전 태화강을 거쳐 바다로 나갈 수 있는 수상교통 중심지이기도 했다. 시는 우선 학성공원 둘레를 따라 순환하는 길이 1.1㎞, 너비 10m 규모의 물길을 조성하고, 그 곳에서 노를 저으며 뱃놀이를 즐기는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약 300m 간격으로 4개 선착장을 만들고, 물길 위로 7개 보행교를 설치한다. 학성공원과 태화강을 연결하는 직선형 물길에서는 수상택시를 운영한다. 남쪽에는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복합문화시설과 국립성곽박물관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랜드마크는 꼭 초고층의 타워나 거대한 건물이 아니어도 된다. 울산시민들이 거기에서 자긍심을 느끼고 외부 관광객들이 울산의 역사와 문화에 깊이 공감하면 된다. 이번 학성공원 물길복원 사업은 이미 만들어진 성곽과 태화강 사이에 옛 물길을 복원하는 사업이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사업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속에 울산의 문화와 역사가 다 들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모처럼 기획된 랜드마크 사업이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