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학생들 진급할수록 “재능 몰라”
울산 지역 학생들이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자신의 재능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교육청 체계적인 진로 교육 및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3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시교육연구정보원 울산교육정책연구소는 최근 2023 울산 학생·학부모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울산교육정책연구소는 지난해 5월15일부터 26일까지 지역 초·중·고 241개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단위 학교별로 초등학교 2학급, 중학교 3학급, 고등학교 2학급 등 학생 9900명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진로 관련 재능 인식 영역에서 학교급별에 따른 재능 인식을 분석한 결과 모든 학교급에서 (자신의 재능을) ‘알고 있다’의 비율이 ‘모른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알고 있다’는 응답은 초등학생 74.9%, 중학생 54.9%, 고등학생 53.4%였고, ‘모른다’는 응답은 초등학생 9.1%, 중학생 17.7%, 고등학생 18.1%였다.
조사 결과 학생들이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본인의 재능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희망하는 직업과도 연결됐다. 학생들에게 장래 희망하는 직업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잘 모르겠다’가 30%로 가장 많았다. 기타 12.9%, 운동선수 8.6%, 예술가 6.8%, 교사 6.2%, 의사·치의사·한의사 5.9% 순이었다.
장래 희망하는 직업에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학생을 대상으로 이유를 물었을 때,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서’가 37.2%로 가장 높았다. ‘생각해 보지 않아서’ 21.2%, ‘좋아하는 것은 있지만 잘할 자신이 없어서’ 17.8%가 뒤를 이었다.
학교급별에 따른 장래 희망하는 직업을 결정하지 못한 이유를 분석한 결과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서’(초 29.2%, 중 38.2%, 고 46.9%)는 상승하는 반면, ‘생각해 보지 않아서’(초 24%, 중 22.1%, 고 14.7%)는 하향했다.
이와 관련 울산교육정책연구소는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학생들의 재능에 대한 인식이 떨어지는 원인을 파악하고, 상담 및 각종 검사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체계적인 진로 교육과 함께 프로그램 개발 필요성도 주장했다.
특히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초등학교 시기부터 지역 사회와 연계한 경험 중심의 체험 활동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교과와 연계된 경험 중심의 다양한 활동이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진로 설계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