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 울산혁신도시 대해부]경남과 광역화, 울산 취준생에겐 ‘악수’ 됐다

2024-04-29     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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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기 위해 전국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은 지역인재 채용의 의무를 진다.

울산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도 매년 지역인재 의무채용 비율을 충족하는 등 지역인재 채용에 힘 쓰고 있으나, 정작 울산의 청년 인재 채용 비율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특히 울산·경남 광역화 이후, 지난해를 기점으로 울산혁신도시 내에서도 경남 소재 대학을 졸업한 지역인재 채용 비율이 많아지는 등 오히려 울산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채용 목표 간신히 넘을 듯

울산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총 10곳 가운데 7개 기관(한국석유공사, 한국동서발전, 한국에너지공단, 에너지경제연구원, 근로복지공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역인재 의무 채용 대상 기관이다.

지역인재 의무 채용은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기준에 따라서 일부 제외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

이에 전체 채용 인원 대비가 아닌 채용 목표제 대비 비율로 따져봐야 하는데, 울산은 올해 포함 3년간 기준치인 30%를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울산혁신도시 내 7개 기관의 채용 목표제 대상 인원 108명 중 지역인재 채용은 38명으로 35.2%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채용 목표제 대상인원 65명 중 총 29명을 채용하며 44.6%를 달성했다. 지난해는 대상 인원 113명 중 44명을 채용하며 38.9%를 나타냈다.

다만 올해는 추정 채용 목표제 대상인원 134명 중 현재 채용 진행 중인 한국석유공사를 제외한 6개 기관에서 40명을 채용하며 29.9%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채용에 따라 30%를 간신히 넘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석유공사의 올해 지역인재 채용 대상은 네 명이다.


◇취업자 절반 경남 지역인재

현재 울산은 지역인재 채용 관련 경남과 광역화를 맺고 있다. 혁신도시 내 인재풀이 특정 대학에 집중되는 등 문제가 제기되면서 울산은 지난 2021년 대구·경북, 충청권에 이어 3번째로 경남과 광역화를 진행했다. 이에 경남혁신도시 공공기관 10곳 포함 총 17개 기관에서 울산·경남 대학을 졸업한 지역인재가 취업할 수 있다.

울산·경남 지역인재 채용 현황을 지역별로 별도로 구분한 결과, 울산혁신도시 공공기관 대부분에서 경남권 대학생들이 많이 취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울산혁신도시 지역인재 채용 65명 중 울산 지역인재가 18명, 경남 지역인재가 11명 취업했다. 울산이 소폭 높았으나, 경남혁신도시 소재 공공기관 채용 대상 135명에서는 울산 지역인재는 5명 취업에 그쳤으며 경남 지역인재는 130명이 취업했다.

그러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울산혁신도시에서도 울산보다 경남 소재 대학 출신의 취업자가 많아졌다.

지난해 울산혁신도시 지역인재 채용 44명 중 울산 소재 대학 졸업 인재는 17명, 경남은 27명으로 2배 가까이 많이 취업했다. 반면 경남혁신도시에선 91명 중 울산이 7명, 경남이 84명을 기록했다.



◇광역화 이후 손해보는 울산

결국 울산·경남 혁신도시의 이전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광역화가 오히려 울산 지역인재의 공공기관 취업에 취업문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2021년 울산·경남 광역화에 따른 통합 채용이 되기 전 울산혁신도시 지역인재 채용 108명 중 총 38명이 취업하며 지역인재 의무채용 약 35.2%를 보였다. 38명이 모두 울산 지역인재로만 채워졌다.

그러나 지난해는 울산혁신도시 채용 목표 대상 113명 중 38.9%를 충족했음에도 이중 울산은 17명에 불과했다.

의무 채용의 약 15% 수준만 울산 지역인재가 합격, 시행 전 대비 거의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울산·경남 광역화 시행으로 경남에서도 울산 청년들의 취업 기회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남의 경우 공공기관 10곳에 매년 지역인재 의무 채용 인원이 100명 가까이나 되지만 이중 울산 지역인재는 5~7명 취업에 그친다.

이는 지역인재를 규정하는 조건인 대학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울산은 지역 대학 2곳, 경남은 9곳으로 절대적으로 부족한 울산의 대학·학생 수와 함께 경쟁률 상승으로 울산 청년이 오히려 불리해졌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역인재 광역화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특히 경남에서 적은 울산 인재의 채용 비율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울산시 관계자는 “대학생 졸업자가 많은 부산지역과 광역화도 꾸준히 요구되고 있으나, 울산·경남 지방대학 육성 위해 우선 울산·경남으로 광역화만 합의돼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