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교육공동체 모두의 마음 챙김, 마음 건강

2024-05-01     경상일보

시냇물은 봄기운을 닮아 힘차게 흘러가고 꽃망울과 새싹이 곳곳에서 움트고 있다. 올초 졸업생들을 아쉬운 마음으로 떠나보냈고, 기쁜 마음으로 신입생을 맞이했다. 모든 게 낯선 신입생들은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고 익숙해지는 데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다. 사람들과 새로운 만남을 갖는 순간에 늘 떠올리는 시 한 편이 있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라는 시다. 새로운 사람과 처음 만나는 순간에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 하는 태도와 자세를 말해주는 듯하여 좌우명처럼 곁에 두고 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면서 매일 매일을 살아간다. 관계를 맺고 마음을 나누며 협력하면서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간다. 나쁜 만남은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좋은 만남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게도 한다. 스승과 제자와의 만남은 더욱 그러하다.

필자의 학교에서도 250여 명의 신입생을 맞이했다. 한 명 한 명이 너무나 소중한 신입생들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를 맞이했다. 또 그들의 학부모도 함께 맞이했다. 새로 전입한 선생님들까지. 학기초 학교는 수많은 사람과 새로운 만남의 장이다.

교사들은 학생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학생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학교에서는 3월 4주 차에는 학부모 상담 주간과 학교 공개의 날을 운영했다.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 상담을 통해 그들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만나게 됐다. 부서지기 쉬운,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을 더듬어 보고 앞으로 미래를 꽃피울 수 있도록 그들의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코로나19로 인해 교육계는 에듀테크의 발전을 한 발 앞당겼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초등학교 시절의 절반을 코로나19와 함께한 학생들은 단절과 고립으로 인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과 사회성을 배울 기회를 잃었다.

친구를 사귈 기회가 줄어들면서 사회적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갈등과 소통의 부재가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신체적 건강 만큼이나 마음 건강이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

이를 반영하듯 2024학년도 교육청 사업들을 보면 부쩍 ‘마음’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이 많다. 학교 내 마음 건강 교실, 마음 챙김 동아리, 마음 챙김 명상 교육, 우리아이 마음건강 지원센터 운영 등, 특히 눈에 띄는 사업은 ‘마음 챙김 명상 교육’이다.

명상을 통해 부정적 생각을 비우고 명상 전후의 변화를 기록해 봄으로써 우울함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마음 챙김 명상 교육’은 자신의 감정을 관리하고 타인과 관계 맺는 능력을 기르는 명상 교육 공모사업이다. 2023년 시민 참여예산 제안 사업으로 선정된 것이라 하니 그 의미가 새롭다.

교육공동체 모두가 서로의 마음을 더듬어 보고 마음 챙김을 해준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김미화 울산 신정중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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