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000억원대 버스 재정지원금, 완벽한 관리시스템 기대한다

2024-05-07     경상일보

울산시가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시내버스 재정지원금을 투입하고 있으나 아직도 재정지원금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올해 1억2000만원을 추가로 투입해 재정지원 관리시스템을 한단계 고도화하기로 했다. 현재 시가 사용중인 시내버스 재정지원 관리시스템은 2019년 용역을 통해 구축한 것이다. 시내버스 재정지원금은 시민 혈세로 충당되는만큼 시는 한푼도 낭비되지 않도록 차제에 관리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춰야 할 것이다.

6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재정 투명성을 확보하고 버스 운영비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 조만간 ‘시내버스 재정지원 관리시스템 기능 개선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시내버스 운영비의 90% 이상을 시가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지원금 예산을 아껴보자는 의도다.

이번 용역에는 최근 5년간 변화된 정보화 체계 및 업무환경 등이 반영되며, 버스업체의 증빙자료 첨부와 재정지원을 위한 원가산정 기능 등이 고도화된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보조금 수입, 지출, 증빙자료 자료 등을 관리하는데 그쳤지만, 앞으로는 월별 수입 및 지출계획 신고기능이 추가되고, 보조금 사용 항목의 코드화 관리가 이뤄진다. 또 보조금 사용항목별 통계자료 기능이 추가되는 동시에 사용자가 집행현황을 임의로 삭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능도 추가된다.

현재 울산 시내버스는 흑자노선 없이 모두 적자노선으로 운행 중이다. 또 울산의 시내버스 수송 분담률은 2021년 기준 9.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지속됐던 2022년에는 재정지원금이 1377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는 1210억원으로 소폭 줄었으나 이는 지난해 8월 버스비 인상의 영향이 컸다. 올해도 버스 재정지원금은 1000억원을 훨씬 넘는 11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시는 예측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6월 감사원은 울산시가 시내버스 재정지원금을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았다며 업무를 철저히 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당시 시내버스 회사는 재정지원금을 별도의 계좌에서 이리저리 옮기지 않고 인건비로 바로 지급해야 했지만, 지원금을 받은 8개 시내버스 회사 중 7곳은 지원금을 회사 자체 수입계좌 등으로 한꺼번에 보낸 후 다른 돈과 혼용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내버스의 적자를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지만 그 과정에서 지원금이 허술하게 관리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이번 용역을 통해 물샐 틈 없는 완벽한 관리시스템을 갖추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