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구급대원 35% 격리 경험…응급출동 공백 우려

코로나 확진자 등 접촉 땐 격리
울산소방, 방호복 지급 나섰지만
긴급상황엔 더러 착용 못하기도
부족인원 업무 인근 센터가 맡아

2020-03-16     정세홍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선 현장에 출동해 확진자나 의심 증상자 등을 상대해 격리된 울산지역 구급대원들이 전체의 3분의 1에 달한다. 격리를 경험한 소방관이 이틀에 한 명 꼴로 발생한 것으로 업무 피로도 증가와 함께 다른 응급상황 발생시 출동 공백이 우려된다.

16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월26일부터 지난 12일까지 한달 보름 동안 신종코로나 확진자나 의심 증상자 등과 접촉해 격리된 경험이 있는 구급대원은 76명이다. 이들은 5개 소방서에서 마련한 격리구역으로 옮겨져 구급차로 이송한 의심환자가 음성 판정을 받을 때까지 3시간에서 10시간 가량 격리되고 있다.

격리된 인원들은 환자와 접촉이 잦을 수밖에 없는 구급대원들이다. 울산에는 5개 소방서 산하에 29개의 구급대가 있다. 3교대로 근무하는 1개 구급대가 전원 격리되면 인근 다른 센터가 공백이 생긴 구급대의 업무를 추가로 맡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울산에는 216명의 구급대원이 있는데 그 중 3분의 1 가량인 76명이 확진자나 의심 증상자와 접촉해 격리를 경험했다.

실제 울산에서는 복통 증세를 보인다는 신고가 들어와 구급대원들이 출동했는데, 현장에서 고열 증세를 보여 복귀 이후 곧바로 격리된 대원들이 있었다.

특히 구급대원들은 119 신고를 받고 구조·구급에 나가는 긴박한 상황에서 구조 대상자가 신종코로나 의심 증상 있는지 여부를 알기 어렵고, 움직이거나 활동에 제약이 있는 방호복을 입지 못하고 나가는 경우도 더러 있다. 활동에 제약이 많은 방호복을 입고 벗고 하는 것도 곤욕이다.

이처럼 구급대원들이 격리 인원이 많아지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소방당국은 지난달 23일부터 전 구급대원들에게 감염보호복세트(보호복, 고글, 장갑, 마스크, 덧신)를 지급·착용하고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울산소방본부는 현재 보호복 등 방역 물품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부족해질 우려가 크다면서 물품 확보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 관계자는 “구급대원들이 격리되면 인근 센터가 업무를 맡아야 하는 공백이 우려되지만 대원들이 비상시 대기를 하고 인근 센터까지 범위를 넓히는 등 응급출동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