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의 더불어나무(28)]울주 청량읍 죽전마을 느티나무
울주군 청량읍 문죽리 죽전마을 이팝나무 소개를 위해 몇 번을 찾았다. 꽃이 꼭대기 한 줄기에서만 피었다.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이팝나무 소개는 내년에 꽃 소식과 함께 하기로 한다.
이팝나무 옆에는 죽전마을 당산나무인 느티나무가 있다. 정월 대보름이면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아 제를 지낸다. 제당 입구와 나무에는 대나무와 금줄이 둘러져 있다.
이 나무를 찾을 때면 나무를 지키던 어르신이 생각난다. 나무 아래 밭주인이셨다. “동네 최고 어른나무 뿌리 다칠까봐 나무 아래는 땅을 갈지 않는다.”고 하셨다. 보행 보조기에 의지해 걸어 나오셔서 평상에 앉아 나무를 바라보시면서 늘 나무 걱정을 하셨던 분이다. 몇 년 전 어르신이 돌아가시고 밭을 관리하던 며느님도 나무 아래는 경작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달래를 심어 놓으셨다. 나뭇가지 밖 밭에는 상추, 고추, 가지들이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어르신과 며느님이 사시던 집을 찾았으나 인기척이 없었다.
울주군 청량읍 문죽리 352 소재 느티나무(사진)는 울주군 보호수다. 가슴높이 둘레 320㎝로 수령은 대략 150년이다. 몇 년 전보다 굵어져 계속 성장하고 있다.
대나무가 마을 앞에 있어 죽전마을이라 한다. 지금은 느티나무, 굴참나무, 이팝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이는 하천을 따라 마을을 지키는 비보숲 역할을 한다. 이 숲의 역사는 당산나무 뒤쪽에 있는 껍질만 남은 500년 이상 된 느티나무가 말해준다. 마을을 지키던 당산나무였다고 한다. 세력이 약해지자, 지금의 나무로 당산을 정하고 제당도 건립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래된 느티나무는 다시금 세력을 회복하면서 마을과 숲을 지켜오고 있다.
느티나무와 이팝나무가 있는 죽전 마을 숲 자체를 온전하게 지켜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일도 지역 생명문화재를 지켜 내는 일이다.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