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 도미노…수출도시 울산 산업계 흔들

中 1~2월 산업생산 급감
美 연준 기준금리 인하 등
세계 경기둔화 조짐 역력
수출 주도 울산 주력산업
악재 거듭 경기전망 암울
中企·소상공인 고통 가중

2020-03-16     김창식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울산지역 산업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 정유·석유화학, 자동차와 조선, 유통 등 울산의 실물경제를 지탱하는 주력 산업 곳곳에서 코로나발 충격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내수 위축은 물론 중국과 미국, EU 등 글로벌 경기둔화 조짐이 역력해 수출의존도가 절대적인 울산의 경제성장률도 뚝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5일(현지시간) 코로나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전격 인하했다. 코로나의 영향이 단기적으로 경제활동을 누르고 있으며, 경제 전망에 위험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코로나의 진원지 중국경제도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극단적인 인구 유동 억제 정책을 펴면서 싸늘히 식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1~2월 산업생산은 작년 동월보다 13.5%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월간 산업생산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딜로이트그룹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생산 차질로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딜로이트는 중국이 전 세계에서 수입하는 양이 20% 줄어들면 한국 GDP가 0.37%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로 수출로 먹고사는 제조업 도시 울산의 정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정유·화학 업계는 코로나 여파에 최근의 국제유가 폭락까지 겹악재로 1분기 수천억원대의 영업적자 발생이 예고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분기 SK이노베이션 영업손실은 최대 4000억원, S-OIL 영업손실은 3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재고평가 손실이 발생하고, 코로나로 글로벌 수요가 감소한 데다 정제마진 악화까지 겹쳐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화학업계는 수요위축 악재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롯데케미칼은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 업계도 내수시장 위축과 부품수급 차질, 중국,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수요 감소 등으로 타격이 불가피하다. 2월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의 내수 판매 실적은 8만1722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7% 감소했다. 이는 금융위기 후폭풍이 거셌던 2009년 1월 이후 최저치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2월 중국 도매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95% 급감했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자동차 배터리 3사의 실적전망도 부정적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SDI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업도 코로나 팬데믹 영향권에 접어들었다. 국내 조선3사(현대중공업그룹·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1~2월 수주는 총 20척에 12억 달러로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하지만 수주액은 30% 가량 감소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올해 액화석유가스 운반선(LPG), 석유화학제품(PC) 운반선, 초대형 LPG선(VLGC) 등 총 15척을 수주했으나 수주액은 6억 달러에 그쳤다.

2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3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18척)로 전월 65.5% 감소했다. 지난해 2월(70만CGT·15척)과 비교해도 크게 줄었다.

내수시장도 얼어붙었다. 울산지역의 경우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등 대형백화점과 대형마트, 호텔업계의 2월 매출은 예년보다 10~30% 가량 떨어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코로나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노래방, 미용실, 식당 등의 휴·폐업이 속출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커피숍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가 야기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은 곧 사람장사를 하는 자영업자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가게 문은 열었지만 매출이 거의 없어 종업원 인건비와 가계 임대료는커녕 유지조차 힘든 상황이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붕괴되면 가정경제가 어려워지고, 종국에는 돈을 빌려준 금융권의 금융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