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청년친화적 환경, ‘초저출산·탈울산’의 해법이다

2024-05-14     경상일보

울산 경제의 허리 격인 청년층의 경제활동이 급속도로 약화하고 있다. 고령화와 저출산의 기조 속에서 청년층 일자리 부족과 청년 자립 기반의 악화는 청년층의 순유출로 이어지며 울산경제의 잠재 성장력을 떨어트리고 있다. 울산은 주력산업의 성장력 약화로 2016년 이후 청년들의 일자리 구하기가 타 지역보다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울산은 지난해 합계출산율 0.81명의 ‘초저출산’을 기록했다. 전국에서 다섯번째 젊은도시(평균 연령 43.1세)인데도 출산율은 매년 최저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청년들이 꿈을 키우고 희망을 주는 도시환경을 만들지 못한다면 울산의 미래는 도시와 함께 소멸될 것이다. 울산시와 구·군은 저출산과 일자리, 문화, 복지, 교육 등 제 분야에서 청년 친화적인 도시환경을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울산연구원은 13일 2기 울산시 청년정책 기본계획(2024~2028)의 밑그림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청년이 꿈꾸는 도시, 그 꿈을 응원하는 울산’이라는 비전 아래 15개 추진 전략 및 66개 추진 사업을 제안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지역산업의 청년 고용 친화적 재편과 취업역량 강화, 청년 주거 안정과 주거 기반 청년문화 활성화, 청년 누구나 언제든지 즐기고 누리는 문화환경 조성 등 5대 목표 아래 선제적으로 니트(일할 의지가 없는 청년 무직자)를 발굴·지원하는 청년 성장프로젝트, 지방공기업 청년고용의무제, 청년 구직 지원금, 청년 희망 공제 등의 사업을 담았다.

2022년 울산의 청년 인구(19~39세)는 2008년 대비 79% 수준으로 감소했다. 청년층의 탈울산 행렬은 멈출 기미를 보이질 않고 있다. 2022년에만 청년 5500명이 ‘직업’ 등의 사유로 타 순유출됐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 및 일자리의 다양성도 부족하다는 평가다. 노동의 수요와 공급을 나타내는 울산의 구인 배수는 6년째 전국 평균보다 낮은 ‘비고용 친화적’인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야말로 도시의 명운을 걸고 알맹이 있는 청년종합대책을 세워야 한다. 혹여라도 5년 단위의 법정계획을 충족시킨 ‘의무 방어전’ 성격의 추진전략과 세부 사업이 주류를 이뤄서는 소멸위기의 함정에서 결코 빠져나올 수 없다. 청년들이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며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굳건히 뿌리내릴 수 있는 청년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청년이 행복한 울산형 청년 종합대책이 필요한 이유다.